“高금리 땡큐” 증권사 빚투 이자익 1.2조
금리인상이 신용거래잔액 감소 상쇄
2023-11-29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올들어 증시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잔액이 줄었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증권사의 수익성은 개선됐기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개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개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1조246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이자수익은 2021억원, 키움증권 1818억원, 미래에셋증권 1711억원, NH투자증권 1505억원 등 순이었다.
지난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보였지만 올해 개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더 늘어난 증권사도 있다. 상상인증권의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전년동기대비 37.1% 늘었다. 키움증권은 24.7%, BNK투자증권 15.91%, 신영증권 4.6% 등도 증가했다.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수익은 치솟는 금리 덕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4·5·7·8·10‧11월까지 총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사상 처음이다.
자연스레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단기 융자에 적용하는 금리를 최고 10% 이상 올리는 곳도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는 연체 신용거래 금리로 최고 13%를 매겼다.
실제로 신용융자 이자수익은 개인투자자거래대금이 줄어든 데 비해서 미미하게 줄었다. 신용융자 이자수익은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을 보였던 지난해 동기대비 7.2%(약 950억원) 줄었다. 대형사는 2~10% 줄었다. 중소형 증권사는 20~30% 감소한 곳도 있었다. 이에 비해 3분기 일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6988억원으로, 올해 상반기(21조7002억원) 대비 3조원 가량 축소됐다.
다만 주가 하락과 이자 부담으로 ‘이중고’인 개인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개인투자자 거래대금(매수와 매도대금의 평균)은 2073조4919억원으로 작년 동기(3938조6559억원)보다 47.4% 쪼그라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락장이 계속 이어지는 데다 금리도 높아지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개인의 주식 거래가 급감하면서 시장 수급 기반도 점차 약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