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칼럼] 인천 청년활동, 코디네이터 조직 반드시 필요하다
2023-12-01 매일일보 기자
최근에 본인은 서울혁신파크에서 인천과 경기의 청년단체들이 함께 기획한 청년 관련 컨퍼런스에 다녀온 적이 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경기도 청년지원사업단'에 대한 발제였다. 경기도 내 청년활동을 지원하는 경기도 청년지원사업단의 종사자들이 곧 계약이 종료되어 일순간 교체될 거 같다는 내용이었다. 여지껏 경기도의 청년활동과 청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아낌없는 헌신과 노력을 다했던 실무자들의 계약만료로 인해 경기도의 청년활동 지원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나타나고 있어, 그와 관련하여 경기도 내 청년활동가들이 함께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그 얘길 듣는 제3자의 입장에선 참 안타까운 일이면서도 동시에 한편으로 부러웠다. 인천은 그렇게 망가질 중간지원 조직 자체도 없기 때문이다.
인천의 청년활동을 꼽자면 아마도 시가 운영하는 인천청년네트워크가 대표적일 것이다. 인천의 청년문제를 청년들의 손으로 직접 해결해보는 과정을 통해 서로 간의 유기적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거버넌스이지만, 결국 관이 주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현재 3기까지 운영 중에 있음에도 제대로 된 성과나 발전 방향성이 없이 인원만 과도하게 늘리는 전시성 행정이나 보여주고 있고, 그 안에서 본인의 생업이 따로 있으면서도 시간을 내어 참여하고 있는 청년들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발전방향 없이 열정만 소비되다 보니, 지속적인 활동이 어려운 구조다.
이를 통해 인천의 청년공동체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다시 한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수도권임에도 청년단체라고 말할 수 있는 조직이 인천에 얼마나 될까?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이들 또한 정말 겨우겨우 버텨온 사람들이다. 누가 알려주지도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자신들이 알아서 정보를 수집하고 발로 뛰어가며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게 제대로 된 활동구조라고 말할 수 있는가? '청년활동'이라는 분야가 형성된 이래로, 인천은 그 어느 정치세력이 집권했어도 이를 준비하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악화시켰다고 감히 평가해본다.
그래서 인천도 청년활동에 대한 코디네이터들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청년활동을 시작해보려고, 경험해보려고 뛰어든 청년들에게 그 활동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나가는 것이고, 어떻게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컨설팅해주고 지원해주는 중간지원조직이 있었다면, 성과 없이 열정페이만 지불하는 지금 같은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과 같은 청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직접 해결해보려는 의지를 표현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그 사람들에게 지원은 못 해줄망정 그들의 열정을 이리저리 쓰고 제풀에 지쳐버리게 만드는 그런 인천은 되지 말자. 그들이 맘 놓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우리 지역사회 문제 해결의 한 축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구조와 지원체계를 만들자. 그들을 역량과 경험을 갖춘 지역사회의 인재들로 만드는 것도 우리 정치와 행정이 해나가야 할 하나의 책무이자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청년활동을 이어가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존버' 하고 있는 인천의 청년활동가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내면서,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인천의 청년활동가라는 분야 자체가 인정받을 수 있고, 심지어 하나의 직업으로도 삼을 수 있는 그런 인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