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대출’ 시중銀 줄이자 인뱅 늘린다
5대 시중은행, 2개월째 약 4000억원씩 감소
인뱅, 자체 신용평가 모형 활용…여신 다각화
2023-12-01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경기 침체 우려에 개인사업자대출 문턱을 높인 시중은행들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공격적으로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1일부터 28일까지 취급한 개인사업자대출 총 잔액은 314조691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달인 10월 말 314조8077억원보다 1163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 10월 말 9월 말(315조2679억원)보다 4602억원 감소한 데 이어 2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시중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을 줄이는 이유는 경기침체가 우려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 119의 지난해 지원 건수(계좌 기준)는 1만6215건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26.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지원 금액은 1조1540억원으로, 14.2% 늘어났다.
개인사업자 대출 119는 은행권이 유동성 부족 등으로 채무상환에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의 대출에 대해 자체적으로 채무상환 부담을 경감해주는 프리워크아웃 제도다. 이 제도는 만기연장, 이자감면, 이자유예, 대환대출 등을 지원한다. 개인사업자는 채무상환 부담을 덜고, 은행은 부실채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반면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한 인터넷은행들은 적극적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 6월 말 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총잔액은 1051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963조80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연말보다 100조원가량 늘면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인터넷은행들은 전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부터 자영업자 전용 대출을 시작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2월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이어 5월에는 ‘사장님 마이너스통장’도 선보였다. 토스뱅크의 사업자대출은 출시한지 약 8개월인 11월 말 기준 약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도 지난 5월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을 출시하고 9월에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1일부터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뱅킹은 대출 상품과 수신 상품(통장), 지급결제(카드)까지 망라한 풀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뱅크 앱 하나로 개인 뱅킹과 개인사업자 뱅킹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두 비금융데이터를 접목시킨 자체 신용평가 모형으로 심사해 사업자들이 보다 유리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은 개인의 신용에 따라 한도를 부여하는 상품인 만큼,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 모형에 따라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출시 이후 꾸준한 호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뿐만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도 지난 10월 금융권의 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 사업자 대출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인증서와 연동돼 대출비교 단계부터 소득과 매출 등의 정보가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