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없다” 리볼빙 이월 눈덩이

7개 카드사, 리볼빙 잔액 7조756억원…1년새 1조원↑ 최대 18% 이자…결제금액 누적 시 상환 부담만 가중

2022-12-06     홍석경 기자
카드값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값이 부담돼 다음 달로 이월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무려 7조원을 넘어섰다. 리볼빙 수수료는 ‘현금서비스’와 비슷한 데 결제금액이 계속해서 누적하면 카드값 부담만 가중해 ‘상환불능’ 처지에 놓일 수 있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6조9378억원) 대비 2%(1378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이 6조82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채 안 된 사이 잔액이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1조4449억원), KB국민카드(1조3544억원), 현대카드(1조2864억원), 삼성카드(1조1858억원), 롯데카드(9404억원) 등이 리볼빙 자산이 많았다. 리볼빙은 카드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약정된 결제일에 전액 납부하기 어려울 경우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 때문에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고객 수도 늘었다는 뜻이다. 리볼빙을 이용하면 당장 연체는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용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리볼빙 수수료는 현금서비스와 비슷하다.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이 조달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리볼빙 수수료율이 높아졌다. 올해 10월 말 기준 카드사별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을 보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18%까지 적용한다. 우리카드가 18.46%로 가장 높고, 롯데카드(17.85%), KB국민카드(17.70%), 현대카드(17.12%), 신한카드(16.79%), 삼성카드(15.35%), 하나카드(14.35%), 비씨카드(13.61%) 순이다. 금융당국은 리볼빙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지난 8월 ‘신용카드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선방안에는 ‘리볼빙 설명서 신설’, ‘채널별 설명의무 강화’, ‘가입자에 대한 해피콜 실시 의무화’, ‘리볼빙 수수료율 비교 안내 및 수수료율 산정내역 제공’, ‘저신용자 대상 리볼빙 텔레마케팅(TM)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지속하고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카드 사용액이 늘자 리볼빙 잔액 역시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리볼빙 수요도 여전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다만 리볼빙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 개선 방안이 본격 시행중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