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장기화 공포 '증시 살얼음판'
12월 변동성 확대에 랠리 기대감 무너져
2400 깨진 코스피·뉴욕증시도 추풍낙엽
경기침체 우려 확산..."방향성 없는 장세"
2023-12-07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10~11월 상승 곡선을 그리며 산타 랠리를 기대했던 주식시장이 12월 들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리 정점 기대감이 약해지는 가운데 경기침체 공포가 증시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달 만에 24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도 10.35포인트(-0.43%) 내린 2382.81에 마감했다.
지난 10월 6.41%, 11월 7.80%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12월 들어 벌써 3% 넘게 빠졌다.
국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시장도 모두 약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0.76포인트(1.03%) 하락한 33,596.3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44%), 나스닥지수도 (-2.00%)도 모두 밀린 채 장을 마감했다. 이달 평균으로 봐도 뉴욕증시 3대 지수 다우지수(-2.71%)·S&P500지수(-3.57%)·나스닥지수(-4.01%)는 일제히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다시 상승세다. 지난 2일 104.50까지 떨어지며 지난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6일 기준 105.54로 다시 올랐다.
진정 기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개월래 최저치인 1292.60원까지 떨어졌지만 하루 만에 26.2원이 오르며 다시 1300원대로 복귀했다.
상승 곡선을 그리던 지수도, 하락 곡선을 그리던 환율도 다시 변동성이 커진 데에는 그동안 호재로 작용해왔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다소 약화됐기 때문이다.
내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50%p 인상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내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오히려 낮아졌다.
12월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시장 예상치인 2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26만3000명 증가로 집계됐으며 임금상승률도 5.1%로 예상치(4.6%)를 상회했다.
여전히 노동 시장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베어마켓 랠리의 종료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있어 증시는 장중 롤러코스터 장세로 일중 변동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나 FOMC가 내주 예정돼 있기 때문에 방향성 없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