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도 지방銀도 감원 칼바람 분다
농협‧부산‧경남은행, 희망퇴직 접수 마감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진행 예정
2023-12-08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연말을 맞아 은행권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한 영향이다. 또한 희망퇴직 조건도 강화되는 추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8~22일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다. 신청 대상은 모든 직급 10년 이상 근무자이자 만 40세~만 56세 직원이고 특별퇴직금은 월평균 임금의 20~39개월치다. 지난해(최대 28개월치)보다 보상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도 희망퇴직 조건을 협의 중이다. 신한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노사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내년 1월에 희망퇴직을 받을 전망이다. 은행들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희망퇴직 보상 규모가 모두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 희망퇴직자 수는 2020년 1700여명이었다가 지난해부터는 2000명이 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국내 시중은행의 정직원 수는 5만7000여명으로 6만1300명이었던 지난해 3분기 말보다 4300명 가량 줄어들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희망퇴직 규모가 커진 이유는 인건비 절감이 필요한 은행과 퇴직금 조건이 맞는 직원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방은행에서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은 희망퇴직과 관련한 공고를 내고 지난 1일 신청을 마감했다. 조건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금은 월평균 임금 32~42개월 치를 지급한다. SH수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심사에 들어갔다. 올해 SH수협은행 희망퇴직 신청 가능 조건은 전 직급 15년 이상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은행들의 영업 환경이 비대면으로 변화하면서 은행들은 점포 수를 줄이고, 비대면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면 서비스 인력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비용을 절감하려는 이유도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개 은행의 직원 수는 전년보다 2536명 감소한 8만6519명으로 집계됐다.
은행지점도 빠른 속도로 폐쇄하고 있다. 전국 시중은행 영업점포 수는 지난 2020년 9월 말 3659개에서 올해 9월 말 3111개로 2년간 약 600개 이상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