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조직·지배구조 재편 바람…효율화·신사업 고삐
계열사 통합으로 의사결정 체계 단순화…신사업 추진 속도
조직 및 브랜드 정체성 재구성…신성장동력 발굴 힘 싣는다
2023-12-08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식품업계가 조직‧지배구조 재편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내수시장 정체 등 대뇌외적 복합위기를 방어하기 위해 경영 효율화 및 신사업 확장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롯데제과‧동원산업 등은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을 완료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CJ제일제당‧대상 등은 조직 및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비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사업 및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10월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해, 상장회사인 조흥을 제외한 모든 관계회사를 100% 자회사로 재편했다. 앞서 2017년부터 오뚜기에스에프, 상미식품, 풍림피앤피의 물적분할을 시작으로, 2018년 상미식품지주, 풍림피엔피지주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한 밑작업을 진행해왔다.
그간 오뚜기는 오뚜기와 오뚜기라면 간 상호출자 및 높은 내부거래 등으로, 지배구조 관련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3세 승계 작업 또한 시나리오가 복잡했다. 모든 계열사를 합병함으로써, 각종 리스크들을 털고, 핵심 원재료 안정적 조달‧공급망 효율화 및 국내외 사업 확대 등에 속도를 낸단 전략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통합 법인 ‘롯데제과 주식회사’는 단숨에 식품업계 2위 규모 기업으로 올라섰다. 국내 17개의 공장과 해외 8개 법인을 보유한 자산 3조9000억원, 연매출 3조7000억원에 이른다.
그간 롯데제과와 푸드는 ‘빙과사업’에서 사업 범위가 중복돼, 인구감소 및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 악재가 겹친 시장 상황 속 설상가상 불필요한 출혈까지 감수해야만 했다. 양사의 국내 빙과부문 시장점유율은 각각 28.5%, 15.5%로, 이번 통합을 통해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빙그레(40.7%)를 따돌리고 압도적 1위 굳히기에 성공했다.
통합 롯데제과는 올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4%, 90.3%씩 증가하며, 합병 효과의 청신호를 알렸다. 올 4분기를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다양한 보유 브랜드와 공장 및 조직 통합 등을 거쳐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갈 계획이다.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그간 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을 비롯해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우량 자회사 5개를 지배하고, 중간 지배회사인 동원산업이 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종속회사 21개를 보유하는 구조로, 다소 복잡한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번 합병으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단순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다각화 및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조직 개편을 통해 하이테크 기반 ‘FNT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바이오의 미생물 발효, 균주개발을 비롯한 원천기술 플랫폼 및 생산 인프라 등 차별화 경쟁력에 식품의 마케팅, 품질관리 역량 등 B2C DNA를 결합해 혁신성장을 가속화한단 복안이다. FNT 사업부문은 CJ가 낙점한 ‘고부가가치 미래 사업’인 △미래 식품소재 △영양 솔루션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분야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은 ‘종가집’과 ‘종가’로 나뉘어져 있던 국내외 김치 브랜드를 ‘종가’로 통합했다. 일관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하기 위함이다. 최근 대상은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 잡기에도 착수하는 등 해외 영토 확장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리브랜딩 작업은 글로벌 인지도 및 영향력 강화 초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대급 고물가 행진, 소비심리 위축 등 올해 식품업계는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으로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지배구조 및 조직 재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 작업은 신흥 성장 동력 확보 및 신사업 추진을 위한 부스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