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넘던 저축銀 예금이자 줄하락
시중은행 수신금리 ‘소강’…“금리 경쟁 유인 없어져”
2023-12-08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고공행진 하던 저축은행 금리가 주춤하고 있다. 함께 수신금리 경쟁을 벌이던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4%대에 머물면서, 굳이 이자를 높이지 않아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8일 SBI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최대 0.9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로 SBI저축은행의 앱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는 복리정기예금의 금리는 12개월 만기 연 5.5%, 24~36개월 만기 연 4.9%로 조정된다. 자유적금 금리도 최대 0.75%p 인하된다.
앞서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소폭 조정해온 상황이다. 지난달 OK저축은행과 다올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0.1%p 인하했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지난달까지 연 6.1%로 업계 최고 수준 금리 제공하다가 현재 연 5.9%를 제공하고 있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상세가 잦아드는 모양새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은행권에서 시작된 수신금리 경쟁이 한풀 꺾이면서 저축은행들도 ‘숨 고르기’에 돌입한 분위기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전날 저축은행 79개사의 12개월 만기 기준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5.50%였다. 지난달 23일 5.53%까지 올랐다가 이달 초부터 조금씩 내리고 있다. 최고금리로 보면 하락세는 더 뚜렷하다. 지난달 23일까지만 해도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6.20%에 달했다. 6%대 상품도 11개나 됐다. 하지만 이달 3일부터 6%대 정기예금은 종적을 감추기 시작해 전날 기준 최고금리 연 5.90%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금리 경쟁 자제령’도 저축은행 수신금리를 잡아두는 데 한몫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 시장안정조치를 내놓으면서 ‘과도한 수신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저축은행으로서는 수신금리를 높이 올리기에는 금감원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6개월간 100%에서 110%로 완화했다. 저축은행도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끌어 모을 필요가 없어졌단 의미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 인상세는 한동안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이자 출혈 경쟁으로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세에도 불구,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2573억원)은 지난해 대비 12%가량(359억원) 감소했다.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41%가량(1994억원→1164억원) 줄었다. 웰컴·한국투자·페퍼 등 다른 주요 저축은행도 순이익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