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새 회장 이석준 유력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윤석열 대선캠프 활동 손 회장 연임 불투명…최종후보 내주 결정 예상

2023-12-08     김경렬 기자
사진=NH금융지주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최종 회장 후보를 다음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출신 이석준 전 국무조정 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당초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농협법 개정안 등 새정부와 호흡해야하는 상황에서 농협중앙회가 외부출신 인사 발탁에 대한 입김을 분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를 물색하고 있는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다음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14일부터 임추위를 가동했다. 연말 임기가 끝나는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벤처투자의 대표 후보군도 한창 압축하고 있다. 그간 몇 차례 열린 임추위는 이 전 실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실장은 이번 정부와 좋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이 전 실장은 행정고시 2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재부 차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에는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으로 경제·금융 분야 정책을 다듬었다. 그래서인지 이 전 실장은 정부와 손발을 맞춰야하는 경제부총리와 산업은행 회장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전 실장이 농협금융 회장이 되면 새정부의 첫 관료 출신 금융 CEO가 된다. 금융지주로 출범한 2012년 이후 내부출신 인사는 신충식 초대 회장과 손 회장 단 둘이다. 역대 회장 중 4명(신동규, 임종룡, 김용환, 김광수 회장)은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다. 손 회장은 연임 무산 기로에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역대 회장 중 2년 임기를 채우고 1년 연임한 김용환·김광수 전 회장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의 나이(1962년생)도 여타 금융지주 회장보다 젊어 강점으로 꼽혔다. 특히 손 회장은 농협금융 실적 개선으로 역량을 입증했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919억원,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3505억원이다.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는 역대치를 갱신한 셈이다. 농협금융 인선에는 이번에도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손 회장 대신 관료 출신 이 전 실장을 낙점해서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정권 교체 후 정부와 소통 강화 차원에서 관 출신 인사를 배치한 것이다. 이 전 실장 본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사실상 단독 후보로 낙점된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농협금융을 시작으로 ‘금융관치’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은 오는 15일 DLF사태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회장에게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를 또 한 번 결정했다. 이밖에 후보군만 19명에 달하는 BNK금융지주 회장 자리도 외부인사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BNK금융이 외부 회장을 영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용퇴 의사를 개진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후임 자리도 관출신 인사가 배치될 수 있다. 유력한 후보로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