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참깨·팥 품종 한 번에 판별하는 분자표지 개발
농촌진흥청, 유전자 지도 작성·품종 판별 가능 대량 분자표지 개발로 분자육종 가속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참깨와 팥은 수요는 많지만 자급률이 낮은 작물로, 국내 생산과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계 재배와 가공적성이 우수한 신품종이 개발돼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참깨와 팥 품종의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고자 참깨(46품종)와 팥(17품종)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품종별 특이한 단일염기변이(SNP)나 ‘염기 삽입 또는 결실’(Indel)을 찾아내 유전체 전체에 골고루 분포하는 KASP 분자표지를 대량으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KASP 분자표지는 참깨 331개와 팥 107개이다. 이를 이용하면 국산 참깨·팥 품종의 유전자 지도 작성과 품종 판별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또한 유전자 지도 작성용 KASP 분자표지를 활용해 새로 개발한 신품종을 판별함으로써 분자육종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분자육종이란, 육종가가 눈으로 작물의 표현형을 관찰해 선발하는 전통 육종기술에 작물의 표현형(목표 형질)에 맞는 디엔에이(DNA) 기반의 분자표지(Molecular marker)를 접목해, 원하는 형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선발하는 기술이다.
참깨와 팥은 벼, 콩 등에 비해 국내에 보고된 유용한 분자표지가 다양하지 않아, 분자육종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또한 이미 보고된 SSR 분자표지들은 분석 시간과 노동력, 비용이 많이 들고 대용량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다.
영국에서 개발한 KASP 분자표지는 DNA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기반으로 해, 분석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짧은 기간 안에 대용량을 분석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참깨·팥 품종 판별용 KASP 분자표지를 특허출원 했고, 고속 대량유전자 분석시스템이 갖춰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기술을 이전해 수요자가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농촌진흥청 작물기초기반과 최준열 과장은 “국산 참깨·팥의 KASP 분자표지 개발은 분자육종을 발전시킬 진보한 성과로, 여러 분야에서 맞춤형 품종 개발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며 “분자육종기술을 적용한 국산 품종 개발이 활성화되도록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분자표지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