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매각 유력인수후보 ‘우리금융’
증권사·VC에도 ‘눈독’…‘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 시동
2022-12-1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생명보험사인 ‘ABL생명’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사와 보험사, 벤처캐피탈(VC) 등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전체 수익 중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 ABL생명이 매물로 나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다자보험그룹은 최근 보유 중인 ABL생명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법률 자문으로 김앤장을 선정하는 등 매각 주관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자보험그룹은 그룹 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ABL생명 매각을 추진 중이다.
ABL생명은 지난 1954년 설립된 제일생명보험이 전신이다.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됐다.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독일의 알리안츠 그룹에 매각된 이후, 10여년간 알리안츠생명으로 영업을 이어갔으나 2012회계연도 이후 영업 손실이 지속하자 2017년 중국 안방보험에 팔렸다.
ABL생명의 올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은 19조4562억원, 지급여력비율(RBC)은 215%다. 자본 총계는 8548억원이다. 매각 금액은 3000억~4000억원대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우리금융지주가 거론된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에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우선순위는 증권사 인수였다.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통해 2023년까지 비은행 부문 수익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최근 매물로 나온 VC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신한벤처투자), KB금융지주(KB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지주(하나벤처스) 등 주요 금융사가 VC를 보유한 것과 달리 계열 VC가 없다.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당기순이익 9868억원을 기록해 하나금융(8477억원)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선 바 있다. 상반기 누계로도 우리금융은 하나금융을 앞섰다.
보험사·증권사 등 비은행 자회사가 없어 은행 수익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 포트폴리오가 투자시장이 위축됐던 시기에 호재였다. 그러나 3분기 우리금융은 다시 하나금융에 밀려 4위로 내려왔다.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 예측치는 899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줄었다. 반면 하나금융은 1조1219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