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협상 또 '빈손'…법인세 인하가 최대 쟁점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두고 양보 없어, 국힘 "22%로 내려야" vs 민주 "과세표준 2억~5억원 구간 인하"

2022-12-10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여야 원내대표가 10일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 합의를 위해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법인세율 인하 등을 두고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40여 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끝났다. 양당은 오후 5시에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이견이 정리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의견 접근을 위한 노력을 해봤지만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대략 10개 이상에 의견의 차이가 있다. 제일 중요한 부분은 법인세 인하 문제"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도 "쟁점인 법인세를 포함해 저희가 아직 해소해야 할 이견들이 있어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최종 묻는 과정을 밟고 있다"며 "연계된 별개의 쟁점들이 몇 가지 있어서 그에 대해 최종적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여당의 검토 입장을 오후까지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전히 정부·여당의 완강한 입장이 있어서 오늘 저녁 처리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야 원내대표가 밝힌 것처럼 막판 협상의 핵심 쟁점은 법인세다. 정부·여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라며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법인세 인하 후 2년에서 3년 유예'라는 중재안도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과세표준 2억~5억원 구간 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인하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최고세율은 절대 손댈 수 없다는 입장이고, 우리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춰야만 국내 자본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 외국의 투자자본이 들어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초슈퍼 대기업의 법인세율까지 대폭 낮춰주려고 정부·여당이 예산안 처리에 발목을 잡을 때가 아니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과세표준 2억원부터 5억원까지 중소·중견기업 5만4404개 법인세율을 현 20%에서 10%로 대폭 낮춰주는 것만 우선 처리 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이다. 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끝내 동의를 안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하고 싶은 대로 국회에서 모두 뒷받침하라면 왜 헌법에 3권 분립이 규정돼 있고,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보장했으며, 굳이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다수당을 정할 필요가 있겠나"라며 "집권 세력으로서 일말의 책임이 있다면 더 이상 예산안을 볼모로 슈퍼 초부자를 위한 세금을 대폭 깎으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예산안 감액 규모 합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 등 '권력형 예산'의 감액과 지역화폐와 공공임대 등 예산 증액 등을 주장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의견차이가 있는 게 전체적으로 일괄 타결돼야 한다"며 "받아들일 감액 규모와 전혀 안받아드릴 감액 규모 차이가 있어서 일정 규모로 정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변수다. 해임건의안은 오는 11일 오후 2시까지 표결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따라서 여야 예산안 협상의 마지노선이 결국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시한인 11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