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애플페이發 전열 재정비…간편결제 경쟁력 제고 진땀
애플페이 상륙 초읽기…빅테크 vs 카드사 '진검승부' 카드업계 '오픈페이'로 승부수...플랫폼 통합도 박차
오픈페이는 특정 카드사의 간편결제 앱에 다른 회사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 앱에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 다른 회사의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초 오픈페이는 올해 11월 중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카드사 간 의견조율이 길어지면서 출시 일정도 미뤄졌다. 빠르면 이달 중순 일부 카드사들의 오픈페이가 시작될 예정이며 나머지 카드사들의 오픈페이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불참 의사를 밝힌 점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신한, 국민 등 은행계 카드사들을 주축으로 6∼7개 카드사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여곡절을 거쳐 카드사들의 오픈페이가 출범하더라도 험난한 경쟁이 될 거라고 우려한다. 이미 기존 시장을 핀테크 기업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기기 등 통한 결제에서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45.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2020년 60.8% △2021년 상반기 63.0% △2021년 하반기 65.0% △2022년 상반기 66.0%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핀테크 기업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 카드사 이외의 ICT업체 등을 지칭한다.
여기에 전통의 강자 삼성페이가 3년 만에 광고를 재개하는 등 마케팅 강화까지 나섰다. 삼성전자는 11월29일 직방과 협력해 초광대역(UWB·Ultra-Wideband) 기반 디지털 홈키를 삼성페이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소지만 하면 비밀번호 입력 등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비접촉으로 편리하게 출입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오픈페이를 준비하는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삼성·애플페이와 전면전을 생각하기 보다는 소비자와의 접점 등 플랫폼 활성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페이를 통해 기존 페이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욕심보다 소비자 편의성 및 이용도를 높여서 금융 플랫폼을 활성화 하겠다는 차원으로 생각하자는 분위기도 있다"라며 "오픈페이는 카드사들이 다 같이 협력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장기적인 경쟁 구도에선 새로운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