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전기차 화재로 인한 공포감을 최소화시켜라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매일일보 기고]최근 다시 한번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물론 전기차 화재비율과 건수가 내연기관차보다는 낮다. 문제는 전기차 화재는 발생 이후 갑작스런 높은 온도로 탑승객의 탈출을 위한 골든타임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화재 이후 소화에 많은 인원과 소화용 장비 및 물 등이 대량 요구된다는 점이다. 특히 차량이 충돌 직후 갑작스런 화재 발생과 확산 및 온도 상승은 다른 차종의 화재 대비 가장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필연적이다. 지구 온난화 가스 증가와 탄소 중립에서 수송수단의 무공해화는 필연적인 부분이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면을 얼마나 빨리 현명하게 없애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전기차 보급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전기차의 문제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내연기관차는 지난 130여년을 사용하면서 비상시 대처방법은 물론 각종 문제에 대한 대안이 확실하게 준비된 반면, 전기차는 보급된 지 약 10년밖에 안 된 초보 수준이다. 시간이 짧은 만큼 완벽한 대응을 하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도 같은 상황이다.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 중 전기차 화재는 일반인들에게 공포감을 자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전기차 화재는 고속으로 움직이던 전기차가 충돌하면서 바로 전기차 하단 배터리쪽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주변 일반인들이 나서서 소화기 다수 활용과 함께 차량 개방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갑작스럽게 확대되는 화재로 인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로 이어졌다. 증언에 따르면 매립식 히든 도어 손잡이가 나오지 않았고 하단에서 발생한 화재가 소화기 10여대를 동원해 진압에 활용됐으나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로 화재 불꽃이 컸다. 화재를 진압하는 데 약 2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시간 소모도 많았다. 물론 원인 등 정확한 내용은 조사를 통해 발표될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것은 전기차 화재로 인한 공포감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고 앞으로 확실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고민은 늘어날 것이다.
현재로서는 화재 발생 시 바로 소화기능은 쉽지 않겠으나 최소한 골든타임을 늘리는 화재를 늦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현대차그룹도 배터리 셀 사이에 온도에 반응하는 특수 소화 기능을 가진 소화캡슐을 장착해 미리부터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어서 조만간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이 기술은 국제 특허를 가진 원천기술로 무장해 각 분야에 활용 가능한 것은 물론 특히 전기차 등에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
전기차에 대한 기본 교육도 필요하다. 기본적인 전기차 활용과 비상시 대처방법 등을 마련해 탑승객의 안전에 도움을 주면 훨씬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침수도로 운행방법, 과속방지턱 넘어가기, 우중이나 젖은 손으로 충전하지 않기 등은 물론이고 전기차 기본 사용과 탈출 방법 등도 중요하다. 현재 전기차에 대한 비상조치나 소화 등 대처방법 개발이 소방청 등에서 진행 중이다. 아직은 미흡한 부분도 많고 다른 국가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만큼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전기차 소화에는 이동용 수조와 질식포가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더욱 진전된 방법이 개발돼야 한다. 모두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