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부작용]인플레에 드러난 플랫폼 독과점 민낯

물가인상, 온라인거래액과 비례…플랫폼 수수료 물가부담 부각 앱 사용 많은 여행서비스거래액 급증…“앱 안 쓰면 항공료 훨씬 저렴” 소비자 저항력 약해져…OTT 1위 넷플릭스, 요금인상‧광고요금제 도입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 분쟁 공론화…“이용자 볼모, 협상 우위 서려는 의도”

2022-12-11     이재영 기자
플랫폼이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인플레이션 부담 속에 플랫폼을 위시한 서비스 물가도 소비자를 압박하고 있다. 한때 배달플랫폼의 배달료가 논란이 됐지만 플랫폼 영역이 확장하면서 더 많은 분야에서 물가 부담을 키우는 모습이다. 플랫폼이 거대화 될수록 요금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력이 약해지면서 독과점 논란도 낳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0% 상승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 10월 17조7115억원으로 8.2% 증가했다. 유통 단계에서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는 온라인쇼핑이 커지며 물가 인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가장 큰 분야는 여행 및 교통서비스였다. 무려 84%나 올랐다. 이어 문화 및 레저서비스 분야도 67%나 상승했다. 이들 분야는 이미 특정 중개 플랫폼들이 독과점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여행 및 교통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767억원으로 규모도 가장 컸다. LCC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행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면서도 “이용자는 여행 앱을 거치지 않으면 항공료를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시장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문화서비스 분야도 플랫폼이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 펜트업 호황을 누렸던 이들 플랫폼은 업종 순위가 굳어지고 펜트업 수요가 둔화되자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최근 라면, 유제품 등 가격 인상에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플랫폼의 변형된 요금 인상엔 둔감한 경향이 있다. KT, LG유플러스가 IPTV(인터넷TV)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넷플릭스 제휴 요금을 올리고 나섰다. 1년 전 넷플릭스가 올린 서비스 요금 인상분을 지금 반영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 연동 요금제도 새로 만들어 디즈니플러스도 따라하게 됐다. 그러면서 디즈니플러스는 비광고 요금제 가격을 올렸다.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는 가격을 낮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명분이지만 불만도 적지 않다. 이용자가 생각하는 광고 시청시간에 따른 적정 요금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이용자는 요금제에 불만이 있어도 구독을 끊거나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기 쉽지 않다. OTT 1위 넷플릭스가 사실상 독점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최근 넷플릭스, 구글 등 거대 플랫폼은 기업간거래(B2B) 영역의 가격 협상에서도 독점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의 망사용료 협상을 법정 분쟁으로 끌어내 공론화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도 인플루언서 등을 섭외해 망사용료 관련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라며 “사용자를 볼모로 협상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