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예산안 협상…민주, '단독 수정안' 카드로 압박
여야, 최대 쟁점 '법인세' 양보 여지 희박
이재명 "합의 안되면 독자안 제출할 계획"
김진표 "15일 정부원이든 수정안이든 처리"
2022-12-12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협상 시한을 오는 15일까지로 연장했지만 핵심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타결에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합의 불발 시 자체 '국민 감세 수정안'을 발의할 뜻을 내비치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이 합의되지 않으면 민주당의 독자적인 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단독 수정안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법률 제한 때문에 서민예산을 증액하지 못하고, 부당한 불법 예산 잘못된 예산들은 감액하겠다"면서도 "예산 관련 부수 법안 소위 조세 부담 관련 법안들에 대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 국민 감세를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여의찮을 경우 감액을 기조로 한 별도의 예산안을 발의해 15일 처리하는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한 상태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정부가 제안한 예산안의 삭감은 할 수 있지만 증액을 할 수가 없다. 없는 예산을 만드는 것은 법률상 불가능하다"며 "여당과 정부가 '정부가 낸 원안을 동의하든지 부결해서 준예산으로 가든지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헌법 제57조에서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 예산을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여기에 준해 민주당은 예산안 증액은 불가능하고, 감액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초부자 감세도 막고 동시에 다수 국민들을 위한 감세를 하면 서민예산 증액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정부·여당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하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확실하게 행사하겠다. 초부자 감세가 아니라 국민 감세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예산안 여야 합의 처리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그동안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며 협조할 만큼 협조해 왔다. 이제 정부·여당이 양보해야 할 시간"이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상황은 169석 다수당인 민주당에 유리하다. 만일 15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김진표 국회의장은 정부원안과 민주당의 자체 감액 수정안을 표결에 부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 경우 과반 의석인 민주당이 단독으로 정부원안을 부결시키고 자체 수정안을 의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내년도 정부 예산을 야당안으로 집행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