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금투세 유예’여부 결정
증권업계 “투심 영향 주는 금투세, 바람직하지 않아”
2023-12-12 이채원 기자
증권업계가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31개 증권사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유예해 달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31개 증권회사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를 촉구하는 금융투자업계 공동 성명서’를 내고 금투세 도입과 같은 대대적인 세제 개편은 전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자본시장 상황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같은 대대적인 세제 개편은 전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여부가 미정인 상황에서 20여일 후 금융투자소득세가 전면 시행될 경우 투자자의 예측가능성과 조세 수용성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회사들도 고객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세제에 대한 안내는 물론, 이를 도입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 등의 충분한 시험 운영 등 관련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여서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여러 시행상 문제와 혼란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또 “대주주 과세에 따른 연말 매도 집중 현상 해소를 위한 대주주 기준 상향 조정 세제 개편에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자본시장에서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투세와 관련해 “최소한 유예는 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으며 11월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도 금투세 도입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금투세 강행 시 투자심리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고 주요국 통화긴축, 경기침체 우려, 인플레이션 등 주식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앞서 개인투자자 연합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도 지난달 23일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었으며 국민 10명 중 6명은 금투세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를 내놨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양도 수익이 연 5000만원을 넘어설 경우 초과 수익의 20%. 3억원을 초과하면 25%를 세금으로 내는 제도다. 해외주식, 채권 등 기타 상품은 250만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 시기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국제적 추세에 따라 증권거래세를 없애고 주식 지분율을 기준으로 대주주를 구분해 부과하던 양도소득세를 일정 기준을 충족한 투자자에 모두 부과하기 위해서다.
금투세는 지난 2020년 12월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이후 지난 7월 정부는 금투세 도입을 2025년까지 2년 유예하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부자감면’을 이유로 금투세 도입을 유예할 수 없다고 맞섰다.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등 합의에 나서면서 금투세 유예 여부도 가닥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여야의 합의가 결렬될 경우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핵심 예산을 감액한 단독 수정안을 처리하겠다고 한만큼 최종 합의까지는 극심한 진통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금투세 도입과 관련해 원내대표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증권거래세율 인하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상향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대주주 기준은 현행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고, 주식 지분율 기준과 기타 주주 합산 규정을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유예 기간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대주주 대상을 조정하는 것과 관련 10억원에서 100억원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자 하지만 민주당이 현행 10억원에서 기준을 바꾸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