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둔촌주공이 남긴 숙제

2022-12-13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인만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이라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이 부동산시장 침체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다.

당초 10만명이 청약통장을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반분양 1,2순위 청약 결과 3,695가구 모집에 20,153명이 청약접수를 해서 평균 5.45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총 16개 타입 중 4개 타입 39A, 49A, 84D, 84E 4개 타입은 청약 마감 실패했다. 예배당첨자를 500% 모집을 해야 청약마감이 되기에 미달은 아니지만 예비당첨자까지 채우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금 분위기에서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반응도 있지만 강남3구 송파구 인접해 있으면서 골드라인 지하철 9호선 역이 두개, 초, 중, 고등학교까지 갖춘 강동구 둔촌동 1민2천세대의 미니신도시급 둔촌주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실패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둔촌주공이 생각보다 저조했던 이유는 다섯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소득대비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이 되었다.

2) 기대보다 높은 분양가도 부담이 되었다. 당초 3.3㎡(평)당 3000만원 초반 대, 전용84㎡기준 11억원 대 정도 기대했는데 평당 3000만원 후반 대, 전용84㎡기준 13억원대 나오면서 실망하신 분들이 많다.

3) 전용84㎡ 분양가가 12억원을 넘으면서 중도금 대출도 안 나온 것도 부담이 되었고

4) 뜻하지 않게 주방 뷰가 논란이 되면서 찬물을 끼 얹었다.

84E 타입의 문제이고 사실 큰 문제도 아닌데 주방 뷰가 이슈가 되면서 전체적으로 구조가 안 좋다는 부정적 이미지까지 더 해졌다.

5) 마지막으로 2년 거주, 8년 전매제한 등 과도한 규제도 한몫 하면서 청약경쟁률을 내렸다.

워낙 상징성이 컸던 둔촌주공의 청약 실패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높다고 기대했던 둔촌주공마저 이 정도면 계획했던 분양일정을 미루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지는 아예 포기하는 등 분양전략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

분양물량은 줄어들 것이고 3년 후 입주물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투자심리가 더 얼어붙으면서 요구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둔촌주공 청약결과를 보고 심리는 더 불안해 질것이며 지금은 사야 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미분양은 더 늘어나고 매매시장까지 더 얼어붙으면서 거래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둔촌주공 청약결과가 남긴 숙제는 무겁고 심각하다.

이 어려운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재건축안전진단 완화나 1세대 1주택 종부세 기준 상향, 대출규제 완화 정도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남은 규제지역 해제카드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 있지만 금리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 집값하락을 막을 마땅한 카드가 없는 것이 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