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수 6개월째 하락세…내년 고용 불확실 전망
14일 통계청 '11월 고용동향' 발표
청년층 취업자 21개월 만 감소로 전환…취업자 증가분 77% 60세 이상
한은·KDI도 내년 취업자 '암울' 전망…정부 "장기추세 복귀 과정"
수요 악화에 제조업 활력도 상실…수출도 역성장
2023-12-14 신대성 기자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수출 부진과 경기 둔화 압력이 거세지면서 경기 침체의 후행지표인 ‘고용’ 마저 악화되고 있다. 국내 취업자 수는 6개월째 내리막이고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21개월 만에 줄었다. 비교적 선방하고 있던 고용시장도 내년은 암울하다는 전망이 팽배하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월대비 62만6000명 증가한 2842만1000명으로 기록됐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기간 감소하다가 지난해 3월 반등 이후 21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취업자 증가폭이다. 지난 6월부터 계속해 둔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5월 93만명대를 기록한 뒤 △6월 84만1000명, △7월 82만6000명, △8월 80만7000명, △9월 70만7000명, △10월 67만7000명을 기록한 데 이어 6개월째 감소해 60만명대 초반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11월 취업자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증가폭은 둔화됐다"며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는 모두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61만명 증가 자체는 작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최근에 높았던 취업자수 증가폭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 취업자수에서는 제조업(10만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23만1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9000명) 등이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증가수는 2013년 산업 분류를 개정한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7만8000명), 금융 및 보험업(-2만7000명), 운수 및 창고업(-1만2000명) 등은 감소했다. 금융 및 보험업은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공 국장은 "우리가 비대면 디지털 관련 산업군으로 분류하는 정보통신업, 운수 및 창고업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취업자수 증가를 주도했다"며 "하지만 기저효과도 있고 이미 채용도 많이 돼 조정국면에 들어갔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연령별 취업자 수는 60세 이상에서 47만9000명, 50대에서 9만2000명, 30대에서 6만6000명 증가했다. 40대와 20대는 각각 6000명, 4000명 감소했다.
공 국장은 "60세 이상 취업자는 제조업과 농림어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에서 주로 증가했다"며 "제조업은 60세 이상에서 계속 강세를 보이고 농림어업은 고령층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줄어 지난해 2월(-14만2000명) 이후 2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다만 고용률은 46.1%로 1년 전보다 1.0%p 상승했다.
공 국장은 "청년층 취업자수가 21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며 "다만 청년층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률 자체는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은 숙박 및 음식업 종사자가 굉장히 많이 늘었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도 증가하고 있는 반면 도매 및 소매업, 정보통신업, 운수 및 창고업 등에서 감소폭이 커 전체 취업자수가 줄었다"며 "40대의 경우 인구가 감소하면서 취업자수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고용률 자체는 증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포인트(p)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0%로, 1년 전보다 1.5%p 상승했다. 두 고용률 지표 모두 11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실업률은 2.3%로 1년 전에 비해 0.3%p 하락했다. 1999년 6월 실업률 기준 개정 이후 11월 기준 최저 수준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6만8000명 감소한 66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실업자 규모는 2002년 11월 이후 11월 기준으로 최저치다. 연령별로는 50대(-2만7000명), 30대(-2만명) 등에서 감소했으나, 20대(1만7000명)에서 증가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0.2%p 상승했다.
공 국장은 "청년층 실업자의 경우 지난달 지방직 7급 공무원 공채가 있었다"며 "시험이 있을 때는 취업시장으로 들어오니 실업률이 높아지는 기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리, 환율, 수출 등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향후 취업자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불확실한 전망을 내놓았다.
아울러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각각 8만명, 9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 예상치인 79만명(KDI)과 82만명(한은)에 크게 못 미친다.
황인웅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내년에는 기저효과와 경기 둔화, 인구 영향 등으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이는 올해 이례적 호조세에서 장기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