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노골화되는 '관치금융'...보은성 낙하산 인사 본격화
NH 이어 BNK·우리금융·기은 수장도 '尹캠프' 출신 거론 "전문성 실종" 노조 반발..."대선승리 전리품 나누는 꼴"
실제로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IBK기업은행 등 CEO 교체기를 맞은 금융회사들도 모피아들의 낙하산 인사가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BNK금융은 최근 1차 후보군을 확정했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내부 CEO 후보군 9명과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외부 CEO 후보군 9명 총 18명을 CEO 후보군으로 확정했다. BNK금융 이사회가 최근 외부 인사도 회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차기 회장 후보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재정경제부 출신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다. 특히 이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 4대 천왕으로 금융권 올드보이로 분류된다. 올해 대선 과정에선 윤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 전 총재는 2020년 3월 BNK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ESG위원장을 맡고 있었지만, 지난 5월 일신상의 사유로 사외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다.특히 이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 4대 천왕으로 금융권 올드보이로 분류된다.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이 소송을 통해 연임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이런 관치금융 논란에 불을 지폈다. 금융권에선 손 회장 후임으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이명박 정부 때 기업은행장을 지낸 조준희 전 YTN 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조 전 사장은 윤석열 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지낸 친정권 인사다.
지난 12일 우리금융 노조는 모피아 출신이 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는 것에 대한 규탄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금융 노조는 금융 전문성이 떨어지는 모피아 출신 인사가 지주 회장이 된다면, 민간 금융사인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대선 승리의 전리품으로 나누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우리금융 노조 관계자는 "조 전 사장은 한국개인정보보호협의회 부회장, 기업은행장, YTN 사장의 경력을 가졌을 뿐 시중은행 경험이 전무하고, 금융인인지 언론인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이라며 "우리금융 제1대 주주는 우리사주조합으로 과점주주 체제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대선 캠프 인사인 조 전 사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차기 기업은행장은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은행장은 별도의 공모나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없이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치권 입김이 쉽게 미칠 수 있다. 정 전 원장은 기재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금융감독원장을 지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밝혔던 인사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민단체와의 토론회에서 공영방송 사장 임명 논란과 관련해서도 "캠프에서 일하던 사람을 시킨다? 전 그런 거 안 할 것"이라면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내각 인선 관련 비판이 나왔던 지난 7월 출근길 약식회견 때에도 "임명직 공무원에 가장 요구되는 요건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복현 금감원장도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전문성도 없는 모피아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대놓고 관치금융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위기가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실력 없는 낙하산 인사들이 보직을 차지하는 것은 더욱 적절치 않고 철학도 명분도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