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 채권 사들이는 동학개미

올해 순매수 규모 20조813억원…작년보다 4배 많아

2022-12-18     홍석경 기자
국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채권투자에만 무려 20조원을 쏟아부었다. 주식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채권 금리가 올라가자 이를 통한 수익을 노린 것이란 해석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20조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전체 순매수액(4조5675억원)보다 4배 많고, 지난 2006년 관련 통계를 모은 후 최대 규모다. 채권별로는 회사채가 7조7714억원으로 가장 많이 사들였고, 금융채와 국채가 각각 2조9168억, 5조6731억원을 차지했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80조8308억원이다. 지난해 말(약 73조9675억원)보다 7조294억원이 늘었다. 7조원의 자금이 올해 들어 ETF 시장에 흘러들어왔다. 이는 주식시장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6조6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48조6191억원보다 4% 줄었고 연초 70조3447억원 대비로는 33.65% 감소했다. 2020년 7월(47조7863억원) 이후 최저치다. 채권 투자는 과거 ‘큰손’ 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점차 대중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채권개미의 건당 투자금액은 ‘1000만원 이하’가 과반 이상인 56%로, 소액투자자가 온라인 채권 투자 트렌드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권 투자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금리가 올라가서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반대로 낮아진다. 만약 채권을 중간에 팔 경우 매수 시점보다 금리가 올랐다면 최초 채권에 투자할 때보다 채권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어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발행회사에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경우 채권 원금조차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신용 등급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보통 A등급 이상인 경우 위험이 낮다고 평가한다. 환율 위험도 있다. 정부가 해외에서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또는 외국환 표시채권 등에 투자하는 경우 환율의 변동에 의해 원화기준 수익률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