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달러지수 추가 하락 전망"…원·달러 환율은 1130∼1350원대 예상

"주식 가격 조정, 중국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 여전" 내년 1분기 원·달러 환율은 1380원까지 전망

2023-12-18     신대성 기자
18일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와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 지수(DXY) 고공행진이 한풀 꺾이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금리인하 가능성이 고려된다면 달러지수가 추가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스티븐 추 수석 전략가 등은 내년 아시아권 통화 전망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엔화·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DXY)는 1월 중순 94.629에서 9월 말 114.778까지 급등해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최근에는 104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보고서는 내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진정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필요에 따라 금리 인하까지 고려할 경우, 달러 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달러 지수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기술적으로 98과 95가 다음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연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4.25∼4.50%로 0.5%포인트 올릴 당시 제롬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해서 내려간다고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결이 다르다. 하지만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이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성장이 둔화하면 결국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하는 의견이 여전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경기침체나 지정학적 위기 고조 등이 부각될 경우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세계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 달러 지수가 지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1130∼1350원대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5.00∼5.25%(중간값 5.1%)인 만큼 내년 상반기 0.75%포인트 정도 추가로 올라갈 여지가 있는데, 금리가 고점에 이르면 이후 원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원화가 세계 증시의 기술주 흐름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 금리가 고점에 도달해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 기술주가 오르면서 삼성전자[005930] 등의 종목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서울지사의 최경진 채권·통화부문 대표도 내년 원화 가치가 달러당 1100원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우선 최근 달러화 약세 속에 주요국 통화 가운데 원화 가치 회복세가 두드러졌지만, 내년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350∼138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고 이 때가 원화를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한국이 이르면 내년 3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세계 국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면서, 이 경우 90조원 상당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 유입돼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반도체 업황에 따른 주식 가격 조정,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원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BI 보고서는 중국 위안화와 관련, '제로 코로나' 정책의 사실상 종식과 경기 부양책의 성패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면서 달러당 6.4∼7.2위안 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