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룰 개정 신경전 과열…친윤·비윤 갈등 격화
비윤계 반발…유승민 "경선 개입 심각한 불법"
나경원 "각자도생 정치적 셈법 내려놔야"
2022-12-18 김연지 기자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책임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는 전당대회 룰 개정을 공식화하면서 당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가 반색하는 반면, 비윤(비윤석열)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전당대회 룰 개정을 두고 당분간 친윤계와 비윤계의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여권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현행 7대 3(당원 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인 대표 선출 방식을 당원 투표 비중을 더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10대 0(당원 투표 100%·일반 국민 여론조사 0%) 또는 9대 1(당원 투표 90%·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원투표 비율 100%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초·재선 의원들도 지도부의 당원 비율 강화 개정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초·재선 의원들은 지난 15일 간담회를 열어 '100% 당원 투표' 전대 룰에 대해 찬성 입장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 지도부의 전대 룰 개정 움직임에 친윤계와 비윤계의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당권주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윤계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나'고 말했다는 보도를 거론, "경선 개입은 심각한 불법"이라며 "민심이 두렵지 않느냐"고 직격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SNS에 "여론조사는 샘플링이라 여러 가지 왜곡이 오히려 상쇄되지만 당원 정보는 검증 불가 정보이므로 오히려 왜곡하고자 하는 의도에 따라 bias(편향)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당대회도 그냥 당원 100%하고 심기 경호 능력도 20% 정도 가산점도 '멘토단'이 평가해서 부여하면 된다"며 "그렇게 차근 차근해나가면 총선에서 이기는 거 빼고는 다 마음대로 된다"고 비꼬았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17일 SNS에 전당대회 룰 개정과 관련, 당 내 갈등이 격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나 부위원장은 "전당대회 룰 개정을 두고 당이 또 다시 분열하는 양상으로 가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지금 국민의힘이 이럴 때인가. 윤 정부 성공과는 거리가 먼 각자도생의 정치적 셈법은 제발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마디씩 거들며 소모적 논란만 유발하는 소음 정치는 민심, 당심 그 무엇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