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기관 韓 물가상승률 전망 ‘들쑥날쑥’
내년 전망, AMRO 3.6%, OECD 3.9%, ADB 3.2%
2023-12-20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차츰 가라앉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시장상황이 변수기 때문이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중국·일본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거시경제조사기구인 AMRO(ASEAN+3 Macroeconomic Research Office)는 내년 국내 물가상승률이 평균 3%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5~6%대로 고공행진했던 물가상승률이 내년 상반기 4.2%, 하반기 3.1%로 둔화해 평균 3.6%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AMRO는 “국내 물가상승률은 2022년 5%에서 2023년 평균 3%로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지났다”고 전했다.
전망치는 기관마다 천차만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우리 물가 상승률을 3.9%로 예상했다. OECD는 물가 안정을 위해 일정 기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리가 올라 가계와 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면서도 물가 잡기에 우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국내 물가상승률이 기존 전망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식품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서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3.2%로 전망했다. 내년 아시아 물가상승률 전망치(4.2%)를 밑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물가상승률을 3.2%로 내다봤다.
지표가 엇갈리는 이유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OECD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에너지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인 소비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국내에는 전기·가스요금과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들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내년 기준연료비를 포함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1킬로와트시(㎾h)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서울에서는 이달부터 택시요금 심야할증 시간을 오후 10시로 앞당기고 할증률을 인상한다.
한국은행은 상황에 맞춰 정교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