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임전국위 '당원투표 100%안' 의결…당내 갈등 심화
23일 전국위·상임전국위 차례로 열어 절차 마무리
김기현 "당원 못 믿는데 당대표 하겠다니"
안철수 "경선룰 바뀌어도 이길 자신있어"
2022-12-20 김연지 기자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국민의힘이 상임전국위를 열어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투표 100%'로 차기 당 대표를 뽑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당대회 룰 개정을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0일 국회에서 제9차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원투표 100%'와 '결선 투표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 작성 및 발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재적 55명 중 39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35명 찬성·반대 4명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정점식 비상대책위원은 안건 설명에서 "당헌 개정안의 취지는 정당 민주주의 확립과 당심 왜곡 방지를 위한 것"이라며 "당원이 우리 당의 주인인 만큼 당원이 원하는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를 차례로 열고 전당대회 룰 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전날 비대위는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인 현행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로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당 대표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과반을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재투표를 하는 결선투표 제도와 '역선택 방지조항' 의무 규정도 마련했다.
전당대회 룰 개정을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친윤 의원 모임 '국민공감'의 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 "당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당원들의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나올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룰 개정은)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전대 룰을 갑자기 바꾸면서 유 전 의원만 많이 띄워주는 것 같다. 정치의 본질은 핍박받고 공격받는 사람이 오히려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 간의 신경전도 과열되고 있다.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원 투표 100%' 룰 개정을 반대한 안철수 의원을 향해 "당의 주인은 본디 당원이다. 당연한 상식을 굳이 논쟁 삼는 분들이 있어 놀라울 따름"이라며 "80만 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도, 그 당의 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이것은 누가 보아도 안타까운, 심각한 인지부조화 아니겠느냐"고 했다.
안 의원은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0% 당심 룰은) 민심을 반영하지 않아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총선 승리에서도 멀어질까 그게 두렵다"면서도 "경선룰이 바뀌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