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첫달 “상품수 제한 아쉬워”
선택 폭 좁아…상품 종류·특징 파악해 사후 관리해야
2023-12-20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시행 3주차가 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금융권의 부단한 노력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상품수 제한 요건에 대해 다소 아쉽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상품 종류와 특징을 파악하고 꼼꼼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디폴트옵션이 전 금융권에서 동시 시행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중에서 개정된 사전지정운용제도다. 디폴트옵션을 선택하면 다른 금융상품을 운용하다 만기 도래한 경우 별 다른 운용 지시가 없을 시 사전에 정해놓은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에만 적용된다.
일부 디폴트옵션 상품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38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220개 상품의 승인을 신청했고, 이중 165개가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았다.
디폴트옵션 상품 중 주목받는 것은 타깃데이트펀드(TDF)다. 특정 목표 시점(Target Date·은퇴 시점)에 맞춰 국내외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자동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가입자가 목표시점을 정하면 기간이 많이 남아있을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목표시점이 다가올수록 비중을 축소하는 구조다.
다만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제한된 요건이 아쉽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상품 수 제한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TDF의 목표시점은 5년 단위로 정해지는데, 이 경우 가입 가능한 상품의 목표시점 사이 간격이 넓을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예상 목표시점과 최대한 가까운 상품을 고르라고 당부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의 투자성향보다 높은 위험등급의 상품만 있다면 디폴트옵션 선택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금융회사는 가입자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을 추천할 수도 없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찾는 고객 수요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집계한 디폴트옵션 상품의 첫 주(12월 2~8일) 판매 결과 가입자 2520명 중 51%가 원리금을 보장하지 않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선택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60%가 원금 비보장 상품을 골랐고, NH투자증권은 47%가 고위험 상품을 택했다.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관계자는 “각 회사별로 노조 합의와 약관 변경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아직 시행하지 못한 회사들도 있다”며 “디폴트옵션은 일단 선택하고 투자성향에 맞춰 운영지시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