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파업 불법행위엔 법과 원칙으로 대응할 것”
경찰도 화물연대 이어 건설현장 노조에도 강경 대응
2022-12-21 최재원 기자
정부는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파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정부가 당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기로 했다. 더불어 건설현장 노조의 불법행위도 엄단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경찰은 내년 6월 25일까지 200일간 공동으로 건설현장 내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단속에서 기초·골조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 하도급업체들이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지급하는 월례비 관행, 건설노조의 조합원 가입 강요, 채용 강요 등을 중점 점검한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건설현장 규제개혁 민·당·정 협의회’에서도 국토부는 법과 원칙을 중심에 놓고 파업 문제를 해결하겠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행태, 더 나아가서 불법도 우기면 합법화된다는 식의 막가파식의 건설노조”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사를 불문하고 법과 원칙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0일 세종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건설노조의 불법 행위로 떨어진 생산성은 건설업체의 생산원가와 분양가에 반영된다”며 “건설노조가 경제에 기생하는 독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원 장관은 “건설노조가 건설현장에서 채용과 장비 사용을 강요하고, 월례비 명목으로 금품을 뜯어가면 인력 사무소나 중개 앱을 통해 정당하게 일자리를 얻고, 대우받아야 하는 대다수 서민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 조끼를 입은 ‘완장 부대’가 방치돼 왔지만, 새 정부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찰 역시 건설현장 노조의 불법행위도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6일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특별단속’에 대한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고 “건설현장의 집단적 불법행위를 뿌리 뽑고 법치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지난 8월 취임 직후 ‘악성 사기 근절’과 ‘마약 사범 엄정 단속’을 국민체감 1·2호 전략과제로 제시한 데 이어 ‘건설현장 조직적 불법행위 근절’을 3호 전략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윤 청장은 “경찰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건설현장에서 불법행위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강력한 단속과 수사를 이어가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노동개역을 ‘3대 개혁과제’로 꼽으며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개혁은 인기 없는 일이지만 회피하지 않고 반드시 우리가 해내야 한다”며 “노동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노동 문제가 정쟁과 정치적 문제로 흘러버리게 되면, 정치도 망하고 경제도 망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이 국민과 많은 기업에 어려움을 줬다”며 “국민들이 지켜보며 이런 식의 문화가 앞으로도 지속돼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은 분이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 관계의 공정성, 인간 존엄성에 부합하는 처우 이런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노동자 간에도 같은 노동에 대해서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체계를 전반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화물연대 파업과 안전 운임제 연장 및 확대의 경제적 비용’ 보고서를 보면 올해 두 차례 화물연대 파업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10조4000억원 상당의 직간접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0.52%에 해당하는 규모다. 파업으로 투자와 수출, 고용도 각각 0.32%, 0.25%, 0.1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