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확실한 국제유가… 유류세 인하 연장 효과 기대감
70달러대 하락한 유가… 유류세 인하 내년 4월 연장 정유사 비용 부담 줄어… 주유소 기름값 단기 하락 러-우크라 전쟁, OPEC 등 공급변수로 불확실성 여전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국제 원유 가격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결정으로 향후 국내 소매가격이 내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배럴당 100달러 넘게 거래됐던 상황보다 유가가 상당히 내려간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물은 배럴당 76.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랜트유도 배럴당 79.96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도 배럴당 75달러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올해 상반기보다 낮은 가격대인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거래되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결정이 단기적으로 주유소 기름값 하방압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간 정유사에선 유류세를 인하해도 국제유가가 여전히 높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덜 내렸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한 요즘 정부가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37% 인하 조치를 휘발유만 제외하고 내년 4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그같은 정유사의 변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다. 유류세 인하의 실질적 효과를 내라는 정부와 여론의 압박을 받아온 정유사 입장에서도 국제유가가 하락한 만큼 그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훨씬 높기에 수출로 물량을 돌리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며 “하지만 국제 유가가 낮아지고 유류세 인하도 연장된 만큼 주유소로 물량을 돌리는 동기부여가 커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국제 유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공급 측 불안요소가 해소되지 않으면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 등 3개 외국계 투자은행 내년 국제유가 전망치 평균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95.80달러다. 현재 거래되는 배럴당 70달러 수준보다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는 것이다.
한은은 “향후 유가 흐름은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로 하방 압력이 커졌으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 및 가격상한제 등 대러 제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규모 감산 등 공급측 불안요인도 상존해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러시아 원유 공급 차질, OPEC+의 감산 등의 이유로 내년 브렌트유가 배럴당 90~100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