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車보험료 2%대 인하 결정…실손은 약 9% 인상
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 “펜데믹 따른 손해율 개선”
실손은 평균 8.9% 인상…5년간 동결된 3세대 14% 올라
2022-12-2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 보험료를 일제히 내린다. 올해 자동차 보험 손해율 개선에 따른 인하 조치다. 반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는 8.9% 인상된다. 예년처럼 두자릿수 인상은 아니지만 3년 연속 실손보험료 부담이 커지게 됐다. 실손보험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21일 손보업계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내년 2월27일 이후 책임개시 계약부터 2.5%인하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는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교통량 감소 및 보행자 안전을 위한 법규 강화와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로 작년 말 77.5%에 이어 올해 11월 말 기준 77.8%로 손해율이 안정화된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도 고객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0% 인하한다. 적용 대상은 내년 2월 26일 이후 책임개시 되는 계약이다. KB손해보험 역시 내년 2월 25일 책임이 개시되는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0% 수준 인하할 예정이다. 다만 최종적인 인하시기와 인하율은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 절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반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손보험료는 크게 오른다. 이날 손해보험협회는 2023년도 실손보험의 전체 인상률 평균(수입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은 약 8.9% 수준으로 산출됐다고 발표했다. 실손보험료는 작년에는 약 10~12%, 올해는 약 14.2% 올랐다.
실손 세대별로 보면 3세대 실손 인상폭이 가장 컸다. 3세대는 지난 2017년 4월 출시 이후 5년여간 보험료가 오르지 않았다. 이번 최초로 보험료가 인상돼 평균 14%대의 인상률이 산출됐다. 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1세대와 2세대는 각각 평균 6%, 9%대의 인상률이 반영됐다. 4세대의 경우 동결될 예정이다.
다만 손보협회 측은 “보험료 인상률은 소비자 안내를 위한 보험사의 평균 수준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인상률이 아니다”며 “가입상품의 갱신주기·종류·연령·성별 및 보험회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협회 측은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한편,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합리적인 보장을 제공받을 수 있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전환하는 1~3세대 계약자에 대해 제공하는 ‘1년간 납입보험료의 50% 할인’ 혜택을 기존 올해 12월 말 종료에서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비급여 과잉진료, 보험사기 등으로 인한 보험금 누수 방지가 실손의료보험의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합리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당국에 건의하는 등 실손의료보험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보건당국과 지속 논의하고, 실손 청구 간소화 추진을 위한 의료계 협의 등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