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8조7천억원' 尹정부 첫 예산안 국회 본회의 통과…22일 지각 처리 '불명예'

24일 국회 본회의 통과…정부안보다 4.2조원 감액 민주당 요구 '지역화폐' 예산 '0원→3525억원' 편성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운영 예산 50% 감액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별로 1%p씩 인하

2022-12-24     문장원 기자
24일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국회가 24일 638조7000억원(총지출 기준)의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헌법에 명시된 처리 기한(12월2일)보다 22일 늦게 예산안을 처리하며, 지난 2014년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이후 가장 늦게 예산안을 처리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73명 중 찬성 251명, 반대 4명, 기권은 18명을 내년도 예산안을 가결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4조2000억원이 감액되고, 여야가 요구한 3조9000억원이 증액됐다. 정부안보다 총지출 규모가 줄어든 것은 2020년 1조2000억원 감액 이후 3년 만이다. 국가채무는 1134조8000억원에서 4000억원 줄어든다. 여야는 막판 쟁점이었던 지역화폐 예산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7050억원의 절반인 3525억원 편성했다. 당초 정부안에서 0원이었던 예산을 절반이나마 건진 셈이다. 대신 민주당이 전액 삭감을 요구한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운영경비예산은 정부안에서 각각 50%씩 감액됐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핵심사업인 공공분양주택 융자사업에는 정부안대로 1조3955억원이 배정됐다. 공공임대주택 관련 전세임대융자사업 등에 정부안보다 6630억원이 증액됐다. 이에 따라 공공 전세임대주택 공급물량은 당초 계획인 3만호에서 3만7000호로 늘어난다. 여야는 전날(23일) 밤 10시에 본회의를 열어 세입예산안 부수 법안부터 처리하기 시작했다. 법안 처리는 자정을 넘겨 차수를 바꿔 24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법인세는 현행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세율을 인하했다. 법인세는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에 해당하는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낮추자는 정부 여당과 2억원~5억원에 해당하는 중소·중견기업 과세표준을 20%에서 10%로 낮춰야 한다는 민주당이 양보 없이 대립하며 예산안 지각 처리의 핵심 원인이었다. 하지만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최고세율을 1%p 낮추는 중재안을 모든 구간에 적용하는 형태로 절충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는 기존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이하 20%, 200억~3000억원 이하 22%, 3000억원 초과 25%에서 각각 1%p씩 낮아지며 각각 9%, 19%, 21%, 24%의 세율을 적용한다. 종합부동산세는 1세대 1주택자 과세 기준이 공시가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였다. 다주택자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각각 완화되며,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 중과는 폐지되고 3주택 이상 보유자에 적용하는 종부세 최고세율은 5%로 내려간다. 내년 1월부터 5000만원 이상 금융투자소득을 올린 투자자와 가상자산으로 올린 연 250만원(공제액) 넘는 수익에 부과하려던 금융투자소득세는 시행을 2년 유예한다. 증권거래세는 현재 0.23%에서 2023년 0.20% → 2024년 0.18% → 2025년 0.15%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처리에 앞서 뇌물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화물차안전운임제 연장 등 일몰조항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 제26조에 따르면 의원 체포동의안은 체포 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보고 후 24시간~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다만 그 기간 내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그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