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연말 특사' 27일 발표…이명박 사면·김경수 복권 없는 형 면제

심사위서 의결…경제계는 제외 與 "중범자가 복권 우겨" vs 野 "구색 맞추기 꼼수"

2023-12-25     조현정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연말 단행될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없는 사면 대상으로 최종 결정됐으며 경제계 인사들은 이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7일 국무회의에서 명단을 확정한 뒤 28일 자로 사면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지난 23일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경남지사를 연말 단행될 특별 사면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사면과 복권 명단에, 김 전 지사는 복권 없는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특별 사면의 최종 결정권은 윤 대통령이 행사하기 때문에 일부 대상자들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이 심사위 특사 대상자 최종 보고를 재가하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이 확정된다. 국무회의는 27일, 석방 시점은 28일 0시다. 사면과 동시에 복권 대상에도 포함된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현재 건강상 이유로 형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사면이 최종 확정되면 약 15년 남은 형기가 면제된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내년 5월 형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잔여 형만 면제돼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앞서 김 전 지사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MB 사면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며 사면 거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심사위는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정치인인 김 전 지사를 사면 명단에 포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인사로는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 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전 의원이 사면 대상에 올랐다. 최 전 의원은 국가정보원에서 특수 활동비를 상납 받은 혐의로 2019년 7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또 보수 단체를 불법 지원한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 의혹으로 징역형이 확정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치 공작에 연루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박 전 대통령에게 특수 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도 포함됐다.  야권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이 사면 대상에 올랐다. 전 전 의원은 지난해 3월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e스포츠협회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다. 이와 함께 신계륜 전 민주당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 등도 포함됐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추징금 면제' 사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전례가 없어 심사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 사면을 기대했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등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광복절 특사 당시 '경제 활성화' 초점을 맞춰 경제인을 대거 사면한 만큼 이번 특사에서는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대통령, 김 전 지사가 나란히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 여야는 신경전을 벌이며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작 사범'인 김 전 지사의 복권까지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맹비난했고,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 사면이은 '꼼수'라고 비판하며 김 전 지사에 대해 복권 없이 5개월 남은 형만 면제한 것은 '구색 맞추기'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 사면의 들러리가 됐다'며 날을 세우고 있고, 김 전 지사는 무죄를 주장하며 가석방 불원서까지 제출했다"며 "김 전 지사는 국민 여론을 조작한 중대한 범죄로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았다. 무엇이 그리 떳떳한가"라고 지적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여론 조작은 선거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정치적 부활을 위해 반드시 복권까지 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은 집안 생선을 다 먹어 치운 고양이를 믿고 다시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누가 사면해달라고 했느냐.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 채 남의 눈의 티끌을 탓하는 격"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수수, 국민 혈세 낭비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만원을 선고받고 수감된 범죄자"라고 비판했다. 안 부대변인은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은 이 전 대통령"이라며 "15년 형기가 남은 이 전 대통령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5개월 형기가 남은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없는 사면을 끼워 넣고 생색을 내겠다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