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HMM, 미래 성장 굳히기 투자 나서
해상운임 올해 최고치 대비 5분의 1 수준...내년 전망도 먹구름
HMM 업황 사이클 하락 대비 미래성장 위해 15조 대규모 투자
투자계획 밝힌 후 업황 급반전됐지만 3분기까지 10조 현금 풍족
2023-12-25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HMM이 해운업황 악화 우려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업황을 좌우하는 운임지표가 연초 대비 5분의 1 수준인 1100선대까지 떨어지며 다운사이클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6.2포인트 내린 1107.09로 집계됐다. 2020년 7월 31일 1103.47을 기록한 후 약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1월 7일 최고치 5109.06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운임하락은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 여파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물동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간 운임 강세의 배경이 됐던 항만 적체 현상이 완화되고, 글로벌 해운업체도 선박 투입량을 늘리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업계에서는 컨테이너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 내림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3년 국제해사기구(IMO) 규제 시행으로 폐선량이 증가한다 해도 6% 이상의 선복량 증가율이 예상되는데 해운수요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년 운임은 연중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해상운임 하락세에 HMM은 글로벌 선사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한동안 이어질 해운 불황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HMM은 지난 7월 오는 2026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사업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선박,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하드웨어에 10조원, 친환경 연료와 종합물류 등 미래 전략 사업에 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투자 계획을 밝힌 후 경기 침체 등으로 업황이 급반전되면서 일각에서는 투자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려와 달리 HMM은 벌써 중장기 전략 추진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최근 국내 조선 3사에 메탄올 추진선 발주에 대한 의향서를 보내면서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HMM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발주는 앞서 발표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며 “그동안의 이익을 바탕으로 꺾이는 시황에도 중장기 경영전략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MM은 그동안의 실적 개선을 통해 현금을 두둑하게 채웠다. HMM의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조312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1조7250억원보다 6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직전 분기(3조4338억원)와 비교할 때도 3배나 늘었다.
HMM 관계자는 “단기 화물 신규 개발, 냉동·특수·내륙 화물 등 고채산 화물 증대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화물비 절감 등을 추진함으로써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