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인플레율보다 더 뛴다”
건당 차량 수리비, 인건비 상승 영향
2023-12-26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물가상승’(인플레이션) 폭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인건비도 함께 오르며 결국 차량 수리비 인상으로 이어진 영향이다. 26일 보험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건당 차량 수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6.5%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5%에서 5.9%로 상승한 것보다 더 큰 폭으로 벌어졌다.
차량 수리비 증가율은 2012년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상회했다. 2012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소비자상승률보다 건당 차량 수리비 증가율이 낮았던 시기는 2013년 3분기와 2014년 2분기 등 2개 분기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 차량 수리비는 지난 10년간 부품비 비중이 58%로 가장 컸다. 이어 공임(29%), 도장비(13%) 순서였다. 도장비 역시 60% 내외가 공임매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건비 등 공임 비중이 부품비 다음으로 크다. 부품비증가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2.8%에서 올해 3분기 7.8%로 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공임, 도장비 증가율은 각각 3.1%포인트, 1.9%포인트 늘었다. 공임의 경우 특히 인플레이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정비업체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자본비용 등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차량 수리비가 오르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폭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차량수리비는 지난해 기준 6조5720억원(대물담보 3조8466억원, 자차 2조7254억원)으로 전채 손해액 15조2000억원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리 건당 도장비, 공임 증가는 차량 수리비 증가세 확대와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품비 증가율은 지난해 이후 확대되고 있지만 연간 11%를 넘지 않고 있었는데 공임 증가율은 2019년 전후 이미 12%까지 높아졌다.
내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더라도 그 영향은 2~3년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차량 수리비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청구 금액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명목 청구 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