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업 코리아] 역대급 폭락에 역전세난까지… “전세시장 올해 하반기 반등”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월세 수요 늘고 전세 매물은 쌓여 잠실엘스·도곡렉스·반포자이 등 강남 3구서도 가격 급락 주산연 “전세가격 하락세 올해 하반기 돼야 둔화될 전망”

2023-01-02     나광국 기자
서울의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올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6회 연속 인상되며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월세가 대세로 굳혀졌고 전세는 물량이 쌓이고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집값까지 하락하면서 계약 만료 시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내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위험도 커졌다. 업계에선 전셋값 하락세가 계속되긴 어렵고 내년 하반기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8만6889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20만8315건)의 41.7%를 차자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20년 평균 31.4%에서 지난해 38.5%로 늘었고 올해 처음 평균 월세비중이 40%를 넘었다. 이처럼 월세 비중이 커진 것은 아파트뿐 아니다. 지난해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 거래량은 총 4만3129건으로 전체 거래량 11만4866건의 37.5%를 차지했다. 2021년 월세 비중이 32.8%였던 것과 비교하면 5%가량 높아졌다. 단독·다가구 주택의 월세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15만1625건 가운데 10만2047건으로 67.3%에 달했다. 2020년 같은 유형의 월세 비중이 59.9% 수준이었지만 2022년 들어서 70%에 가까운 수준까지 늘었다. 이처럼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최근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금융기관이 전세자금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데다 연 2∼3%대였던 전세자금대출금리가 지난해 들어 연 7%까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때문이다. 전세는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이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지역 전세 매물은 5만5165건으로 한 달 전 5만2422건 대비 5.2% 증가했다. 이처럼 전세 매물은 쌓이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가격도 하락했다. 부동산R114 집계 결과 2022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2.79%를 기록하며 4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008년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14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6.54% 하락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14년 만에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 전환된 서울에서는 송파(9.05%), 강동(8.60%) 순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전세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3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토교통부의 지난달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전세가 9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이 지난해 12월 15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6억원 이상 가격이 내렸다. 강남구 도곡렉슬 아파트 전용면적 85㎡는 14억원과 15억5000만원 등 2건의 전세거래를 12월 신고했는데 불과 3개월 전인 9월에는 같은 평형이 19억원에 거래되면 최고가를 세웠다. 서초구 반포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에서도 최근 14억원에 2건, 15억6000만원에 1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6월 22억원에 거래되면 최고가를 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8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처럼 전셋값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역전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세 보증 사고 금액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 금액은 1862억20만원으로 전달 1526억2455만원 대비 22% 늘었다. 같은 기간 사고 건수는 704건에서 852건으로 늘었고 사고율도 4.9%에서 5.2%로 상승했다. 보증사고 852건 중 786건(92%)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시장에선 전셋값 하락세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이 둔화되면 대출이자가 월세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2023년 매수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세 임대차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다”며 “올해 전세값 하락세는 끝이 나고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전세가격 하락세가 올해 하반기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산연은 “2022년 한해 8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된 영향으로 전세수요가 감소했다”며 "전세가격 하락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금리인상으로 인한 급격한 가격하락 영향은 올해 상반기 중 저점을 형성하고 이후 약보합으로 전환될 것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