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파] 경비 절감 위해 공기업도 사기업도 감원 릴레이
공공기관, 1만2000명 감축, 현대차·LG디스플레이도 인력 조정
전기세 인상에 유럽 CBAM까지…산업계 비용 부담 커져
2023-12-27 신지하 기자
[매일일보 신지하 기자]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메타와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국내 기업들과 공공기관도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에 나서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 정원 44만9000명 가운데 1만2442명(2.8%)을 줄이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대규모 인력 조정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내년에 우선 1만1081명을 감축하고 이어 2024년 738명, 2025년 623명을 차례로 조정한다.
사기업에서도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동차 생산법인은 최근 인력 감원을 결정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지난 3월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가동을 중단해 왔다. 해당 법인의 근무 인원은 2600여명으로, 현재 2200여명이 유급휴직 상태다. 최근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도 일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계열사 전환근무 신청을 받고 있다. HMM은 근속 10년 이상 육상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해외에서는 이미 메타를 비롯해 트위터,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인플레이션과 수요 둔화,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최근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 컸다.
메타는 지난달 1만1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직원의 13%에 달한다. 이보다 앞서 트위터는 총 직원의 절반 수준인 3700명의 직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올해 직원 10%를 감원한 테슬라는 내년 1분기에 또다시 정리해고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중 한 곳인 중국 샤오미도 대규모 감원을 진행 중이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방침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유럽판 IRA'로 불리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까지 예고되면서 산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은 더 커졌다.
정부는 지난 21일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의 누적 적자·미수금을 2026년까지 완전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기·가스 요금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이 현재보다 2배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CBAM 시행으로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철강이다. 철강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유럽연합(EU) 수출 규모가 크고,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공정의 비중도 높다. 이에 저탄소 생산구조 전환 관련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