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국학자료 속 한문을 디지털 텍스트화하는 문자인식(OCR, Optical Character Reader) 프로그램인 "고도서 한자 인식"을 28일,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했다. 이로써 막대한 분량의 국학자료의 디지털화 작업에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국학자료 관리 방법의 획기적인 전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장기 프로젝트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국학자료 자동번역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에 공개한 '고도서 한자 인식 프로그램'은 국학자료 속의 한자를 디지털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로, 한문 인식률의 정확성은 약 90% 이상에 달한다.
AI 기술 활용 문자인식, 국학자료 디지털화 속도 30배 앞당겨
국학자료는 한문으로 적혀있기 때문에 일반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벽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국학자료의 활용을 위해서는 디지털 텍스트화와 한글 번역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지만, 여기엔 막대한 예산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방대한 분량의 국학자료를 디지털화 및 번역하는 작업은 '스캐닝․촬영→텍스트 입력→전문 번역'이라는 20년 전부터 이뤄진 방식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이미지 디지털화는 50% 미만, 텍스트 디지털화는 5%도 채 진행되지 못했다. 전문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국학자료에 대한 이미지 디지털화 완료에는 20년 이상, 텍스트 디지털화 완료에는 38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문자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활용한다면 인력 대비 30배 이상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 작업이 가능하다.
최다 소장 국학자료 기반으로 한문 자동번역 프로그램 개발의 선두에
한국국학진흥원은 60만 점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국학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기관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번역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하면서 국학자료에 대한 디지털화 및 번역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관은 소장한 국학자료를 기반으로 고도서 원문자료의 자동인식부터 표점, 한글 번역까지 일련의 과정을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화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한 고도서 한자 인식 프로그램은 이 작업의 첫 단추이다. 향후 기관은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해 한자의 해서체뿐만 아니라 초서체에 대한 인식률도 높여갈 예정이다.
'고도서 한자 인식, 고도서 이미지 검색, 필사본 자전 서비' 이용 가능
한국국학진흥원은 한 달 동안 원내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마친 후, 12월 28일 일반인에게도 고도서 한자 인식 프로그램 웹서비스(//ocr.ugyo.net/ocr)를 공개한다. 본 웹서비스는 한국국학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며, PC뿐 아니라 태블릿, 스마트폰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OCR을 활용한 “고도서 이미지 검색”과 필사본 서체를 확인 가능한 “필사본 자전 서비스”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국학자료를 자동 번역하는 사업은 일반인들이 국학자료를 쉽고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나아가 우리의 전통 기록유산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기록유산에 담긴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