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면'…與 "국민 통합", 野 "촛불 배신"

국민의힘, 김경수 겨냥 "뻔뻔하다" "영웅처럼 행세" 비판 민주당 "MB 사면과 김 전 지사 엿 바꿔 먹어…모욕 주기"

2022-12-28     문장원 기자
령·뇌물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포함해 정치인과 공직자 75명을 사면·복권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 통합 차원'이라 환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촛불과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비판했다.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MBC라디오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국민통합이나 국격과 관련해 좋은 선택이었다"며 "국정농단 관련된 분들의 사면에 비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종전에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것들이 사법처리의 대상이 됐고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지는 않았던 분들에 대한 적절한 배려였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사면을 거부했던 김경수 전 지사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조수진 의원은 "김 전 경남지사가 참 뻔뻔하다"며 "민주당에서는 김 전 지사를 항상 차기 대선주자라고 꼽는데 복권은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어떤 자격을 회복하는 거다. 복권시켜달라는 건 선거를 짓밟은 사람이 선거에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마치 영웅처럼 행세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하다"며 "운동권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들 세상에서는 감옥에 갔다 와야 별을 달고 성골이 된다는 해괴한 관행이 있었다고 하는데, 김경수는 성골에 진입하고 동시에 조기 석방도 됐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MB를 구속했던 윤 대통령이 '자기 부정'을 했다고 성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전남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국민보고회에서 "권력을 고스톱판에서 딴 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MB는 왜 갑자기 나오는 거냐. 균형이 안 맞지 않나"라며 "권한 행사를 하면 타당성이 있어야 하고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가까운 힘 센 사람의 가족들은 혐의가 분명해도 그냥 눈 감고,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미뤄 온 사람은 없는 것도 만들어서 강제로 뒤집어씌워서 '나중에 고생이라도 실컷 해라' 이런 방식의 권력 행사가 온당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은 28일 오전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 시절엔 국정농단 수사하고 이제는 사면권자의 결단으로 포장하는 윤 대통령은 자기 부정의 종결자가 됐다"며 "이 전 대통령은 사과와 반성도 없이 면죄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우병우 전 정무수석,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등 주요 공직자 66명이 사면 복권됐다"며 "촛불에 대한 배신, 국민에 대한 배반"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이렇게 다 풀어줄 거면 뭐 하러 잡아넣었나"라며 "자기편은 죄다 풀어주면서 야당 인사들은 최소한의 균형도 없이 탄압한다"고 꼬집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별사면 명단에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수사 방해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직 검사들이 다수 포함된 점을 언급하며 "국민 통합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부패 검사와 정치 검사를 위한 사면복권 시효다. 아무리 중한 범죄를 저질러도 검사라면 다 용서되는 것이 윤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법치를 운운할 수 있겠나. 결국 부패 정치 검사를 위한 사면복권 쇼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사면 불원서'까지 내며 사면을 거부했지만, MB 사면 '구색맞구색 맞추기용 '복권 없는 사면'을 단행한 점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청래 의원은 "다스의 MB가 15년 형을 감면받고 복권까지 됐다"며 "형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김경수 전 지사와 엿 바꿔 먹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PK' 출신인 전재수 의원 역시 이날 SBS라디오에 김 전 지사의 '복권 없는 사면'을 "모욕을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 의원은 "김 전 지사는 노무현 가문의 정치인"이라며 "김경수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서 노무현 가문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