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野 단독 본회의 회부…與 "날치기, 유례 없는 폭거"

28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 의결 '민주당+윤미향'으로 12명 찬성 국민의힘 "절차적으로 심대한 하자"

2022-12-28     문장원 기자
28일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28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 상정이 결정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유례없는 폭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상정해 국민의힘 반대 속에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앞서 지난 10월 농해수위에서 개정안이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된 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지 60일 지나 이날 다시 민주당 단독으로 본회의 회부를 관철한 것이다. 국회법 제86조 제3항에 따르면 법사위에 회부된 법안이 60일 이내에 체계·자구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해당 상임위에서 여야 간사 합의로 본회의 부의를 의결할 수 있다. 합의가 안 되면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농해수위 재적 위원은 19명으로 이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11명이다. 하지만 여기에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합류해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이날 본회의 직행이 결정됐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할 때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올해 정기국회 '7대 쟁점법안' 포함 시키고 무조건 처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정부·여당은 쌀 생산량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의결 직전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요구 건은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인데 지금 올라가 있다"며 "지난 9월부터 오늘까지 농해수위에서만 양곡관리법 관련해 벌써 7번째 일방적 법안 날치기 처리를 시도하고 있다"고 절차를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쌀값 하락 책임을 무책임하게 윤석열 정부에 전가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동원하며 일방적으로 날치기 처리를 하고 있어서 절차적으로 심대한 하자를 가지고 있다"며 "시장 격리 의무화는 재배 요인 증가로 쌀의 구조적 공급 과잉을 심화시켜서 결국 시장 기능을 저해하고 재정 부담을 가중시켜서 미래 농업투자를 감소시키고 경쟁력을 저하한다는 악순환을 계속해서 불러일으킬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반대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국회법 절차에 의거해서 우리 상임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30일간의 여야 원내대표 간에 지도부 간 협의 과정이 있었다. 국회법 86조에 의거해서 적법하게 진행되는 법"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쌀 공급이 과잉되거나 또 재배 면적이 늘어난다고 했을 경우에 법에 예외 조항을 두자고 제안했는데 의무 격리를 무조건 안 된다고 주장해 여야 간에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단독 의결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농해수위에서 의결된 후 여당 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다시 한번 야당을 성토했다. 이들은 "이재명 하명법인 양곡관리법을 밀어붙이기 위한 명백한 다수 의석의 횡포"라며 "상임위 법안소위, 안건조정위, 전체회의 등 7차례 연속 날치기에 이어 법사위 패싱까지 국회 역사상 유례가 없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이날 본회의로 직행한 양곡관리법이 상정되려면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합의해야 해 최종 문턱을 넘기까지 또다시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다만 30일 이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상정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 단독으로 본회의 상정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