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국회가 본회의에서 뇌물 수수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여야 비쟁점법안인 한국전력공사법과 한국가스공사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통과했다. 올해를 끝으로 일몰하는 화물자동차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은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는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해 재적 271명 가운데 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으로 부결시켰다. 앞서 민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개인 의원 판단에 맡기면서 부결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회 임시회가 끝나는 내년 1월9일 이후 노 의원에 대한 신병확보를 다시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의원은 표결 전 신상 발언에서 "재판도 받기 전에 저를 범법자로 만들었고 망신창이가 됐다"며 "이것은 정상적인 수사가 아니라 사람 잡는 수사다. 혐의가 소명된 거 없다. 그래서 체포동의안 청구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에게 정당하게 방어할 기회를 달라. 제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나"라며 "정당하게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제가 살아온 삶 자체가 부정되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했다.
노 의원은 지난 2020년 2∼11월 21대 국회의원 선거 비용과 각종 청탁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5차례에 걸쳐 총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12일 노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아울러 이날 본회의에서는 한국전력공사법·가스공사법 등 여야 비쟁점 법안은 일단 통과됐다. 한전법 개정안은 한전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규모의 2배에서 최대 6배로 늘리는 내용이다. 가스공사법 개정안은 가스공사채권 발행 한도를 기존 4배에서 5배로 늘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안전운임제·특별연장근로제 등 올해 일몰되는 법안은 상정이 불발됐다. 애초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일몰법안들을 일괄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지난한 협상 속에 결국 올해 폐지될 전망이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11월 화물연대 운송 거부 사태를 촉발시킨 화물차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등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기존 정부·여당의 '3년 연장과 적용 품목 확대'를 수용했지만, 정부·여당은 화물연대 운송 거부 사태 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폐지 후 원점 재검토하자며 맞서고 있다.
반대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정부·여당이 30인 미만 사업장의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제의 일몰 연장을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및 국민건강증진법은 정부가 매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규정을 국민의힘은 5년 연장하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아예 국고 지원을 영구화하자는 입장이다.
이처럼 여야의 입장차로 일몰법안들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가운데, 여야가 합의할 경우 올해 남은 기간 추가로 본회의를 소집해 처리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