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 1.8%↓ '3개월 연속 하락'…생산은 소폭 반등
29일 통계청 '2022년 11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고물가·고금리에 소비 급랭…"경기 약화 흐름"
2023-12-2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11월 소비가 전월 대비 1.8% 급락하며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넉 달째 내리막이었던 산업 생산은 5개월 만에 보합권에서 소폭 올랐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8.1(2015년=100)로 전월 대비 1.8% 떨어졌다. 9월 -2.0%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이로써 소매판매는 9~11월 3개월 연속 감소한데 이어 감소 폭도 10월 -0.2%에서 크게 확대됐다.
통계청은 고물가·고금리가 소비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10월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숙박·음식 등 개인서비스업과 소비자서비스업 등 일부 대면서비스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평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전월 대비 5.9% 감소한 것을 비롯해 가전제품을 포함한 내구재(-1.4%), 화장품 등 비내구재(-0.5%) 등 3대 유형의 소매판매가 모두 줄어 전방위적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3(2015=100)으로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7월(-0.2%), 8월(-0.1%), 9월(-0.4%), 10월(-1.7%) 4개월에 걸쳐 감소했던 전산업생산은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와 코로나 치료제 구입 등 공공부문 증가에 따른 것으로 의미 있는 반등으로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수출이 감소하면서 핵심 산업인 반도체 생산이 지난달보다 11.0% 급감하는 등 제조업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정보기술(IT) 관련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생산이 11.0% 급감한 가운데 자동차(9.0%), 기계장비(6.4%) 등이 증가하며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0.4%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4.0%) 등을 중심으로 0.6% 감소하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7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내리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하락 폭은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5월(-0.8포인트)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0.2포인트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광공업생산도 호조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진한 상황"이라며 "경기가 약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