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땐 ‘구관이 명관’ 증권 CEO 줄연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사 8개사 中 7곳 연임 확정

2023-12-29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했다. 새해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안정 노선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하나·삼성·KB·신한투자·메리츠증권 등 8곳(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 가운데 7곳에서 기존 CEO가 연임을 확정하거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하나증권만 CEO를 교체했다. 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각자대표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업계에선 이사회·주주총회에서 연임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에도 세계 주요국의 긴축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산재한 만큼 글로벌 침체 등의 국면을 돌파할 실전형 CEO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6일 인사에서 5연임에 성공했다. 2019년 1월 CEO에 오른 후 최근 임기가 1년 추가 연장되면서 총 5년간 한국투자증권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사상 최초로 ‘순이익·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도 8일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장 사장은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정통 ‘삼성맨’이다. 2018년 7월 대표이사를 맡은 그는 지난해 삼성증권 사상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면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3곳의 CEO 낙점은 엇갈렸다. KB금융지주는 이달 15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KB증권에서 자산관리(WM)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박정림 사장은 불황 속에서도 WM 자산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영입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단일대표에 올랐다. 투자은행(IB) 업무만 30년 넘게 경험한 김 사장은 IB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의 하나증권에서는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하나증권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현직 CEO들이 1년 이상 임기를 남겨둔 상태여서 당분간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월 임기 2년을 추가해 2024년 3월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도 아직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