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조직개편 키워드 ‘소통‧화합’

위기대응 위해 경영역량 결집 “뭉쳐야 산다” 새수장 체제 안착에 ‘방점’…시장 확대 대비

2022-12-29     김경렬 기자
사진=각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계묘년 벽두를 앞두고 신한‧KB‧신한‧우리금융 등 4대금융지주가 임원임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 키워드는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조직 ‘통합’으로 분석된다. 통합이라는 큰 뼈대 속에서 기존체제를 손질해 각자의 전문성을 모아 그룹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22일 내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의 재무 성과관리를 전담해온 신한지주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하고, WM‧퇴직연금‧GMS(고유자산운용) 사업그룹장 겸직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대신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통해 지주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겸직 해제는 기존 매트릭스 조직의 변화를 의미한다. 신한 매트릭스 조직은 GIB(해외투자금융)와 GMS, 퇴직연금, WM, 글로벌사업 등 분야에서 각 그룹장이 자회사 임원을 겸하는 체제였다. 이중 경쟁이 과열되거나 마찰을 빚을 수 있는 WM, 퇴직연금, GMS의 겸직을 해제했다. 특히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해 한곳으로 모일 수 있는 힘의 불균형도 조율했다. 업계에서는 겸직 해제로 지시 전달 체계가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율적인 의사 전달체계가 마련됨은 물론, 내부통제에 따른 권한과 책임 소재가 확실하게 판단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 협업 문화가 정착된 영역에 대해서는 지주사의 경영관리 기능을 축소‧효율화 한 것”이라며 “핵심 사업과 신성장 동력 발굴 영역에서 그룹 차원의 협업 전략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해 ‘따로 또 같이’ 관점에서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 금융그룹은 기존체제의 틀을 유지해 안정적 조직 화합에 나선다. 겸직해제를 택하지는 않았다. KB금융지주는 허인, 이동철, 양종희 부회장 삼각편대를 유지한다. 여기에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비즈니스그룹까지 4개 그룹 체제로 승부한다. 기존 그룹장들의 체제가 유지된 만큼 연말 인사 혼선은 최소화 했다. KB금융은 AM부문을 신설해 자산운용 정책방향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Chief Digital Platform Officer) 산하에 ‘고객경험디자인센터’, IT총괄(CITO, Chief IT Officer) 산하에 ‘테크혁신센터’ 등 전문가 조직도 새로 생겼다. 국민은행의 경우 고객 니즈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품부서(수신상품부, 개인여신부 등)를 플랫폼조직으로 전환했다. 내부적으로는 상품개발자와 IT인력간 유기적 협업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3인 부회장 체제로 전환한다. 과거 김정태 회장시절 3인 체제를 다시 부활시킨 셈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사장이 부회장으로 임명되면서 이은형 부회장까지 삼각편대가 꾸려졌다. 차기 회장을 가려내야하는 먼저 우리금융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리금융은 기존 체제는 유지하면서 추가로 AI(인공지능)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은행 공동 조직 ‘DI(Data Intelligence)기획부’를 신설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주력계열사 우리은행에서는 DI추진본부 직속 ‘DI기획 ACT’를 신설했다. 부서장 이하 소속 직원 모두 지주사 ‘DI기획부’를 겸직한다. 지주사와 은행의 ‘원팀’ 조직 체제를 갖춰 사업과제를 기획부터 실행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