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빅테크 수수료 갈등 ‘점입가경’
토스앱 내 ‘대출받기’ 서비스 저축은행 14곳 ‘개점휴업’
업계, “은행은 수수료 안받는데 2%대 수수료율은 부담”
2023-12-29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들이 토스·카카오페이 등 ‘대출비교플랫폼’을 통한 대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빅테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은행은 0%대인 반면, 저축은행은 2%대라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29일 오전 기준 토스 앱 내 ‘대출받기’ 서비스에선 저축은행 14곳이 금융사 점검을 이유로 대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저축은행들은 연말·연초까지 대출금리와 한도 조회 결과를 토스 대출받기 서비스에 제공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 대출조회 서비스에서도 9개의 저축은행이 같은 이유로 온라인 대출 서비스를 중단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플랫폼을 통한 대출영업이 손해라고 한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조달금리가 6%대를 돌파하고 법정최고금리도 20%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수수료 2%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토스·카카오페이를 비롯한 대출비교플랫폼이 저축은행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업체와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1% 중후반에서 2%대다. 반면 시중은행들이 플랫폼 업체에 주는 수수료는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0%대 초중반대이다.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에 비해 최소 1%를 수수료로 더 내는 셈이다.
플랫폼 업계는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수수료 책정은 기본적으로 금리와 연관이 높은데 신용대출금리를 6~7%로 제공하고 있는 시중은행들과 15~20%대의 대출금리를 책정하고 있는 저축은행에게 동일한 수수료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플랫폼 업계가 대면 모집법인 수수료율을 비대면까지 그대로 옮겨온 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대면 대출 모집법인의 수수료 격차가 벌어진 건 오직 1개 금융사 상품만 취급 가능한 ‘1사 전속 주의’ 때문이다. 은행에 비해 점포가 적은 저축은행들은 대출모집인을 확보하려면 수수료를 높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저축은행들은 적어도 ‘정책 금융’ 상품에 한해서는 수수료율 재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상품에 비해 수익성도 떨어지는 상황에 빅테크의 높은 수수료율까지 감당하면 정상적인 영업 자체가 힘들다고 토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수수료율은 원가 부담을 더하는 직접적 요인”이라며 “수수료율만 낮춰도 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여력이 생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