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금융권 성장보다 내실 무게

금융당국 예대율 규제 완화 등 금융 불안 해소 ‘안간힘’

2023-01-01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새해 금융권이 내실 경영에 집중한다. 특히 지난해 막대한 대출을 내어주며 이자를 거둬들인 은행권은 ‘안정적인’ 성장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24%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p) 상승했다. 신규연체 발생액은 전월대비 1000억원 증가한 1조2000억원이다. 연체채권 정리 실적은 전월대비 1조1000억원 감소한 6000억원에 그쳤다. 중소법인과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각각 0.04%p, 0.03%p 올랐다. 정부가 시행한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유예’ 제도가 올해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지난해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거시경제 위기 속,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에 휩쓸렸다. 속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여‧수신 금리 전반의 인상 랠리가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긴축 정책이 끝나지 않았고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여지를 열어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자금경색도 심화됐다. 이미 2022년 말 제2금융권의 신규대출 취급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 할부 금융 1위 업체 현대채피탈, 저축은행 선두 SBI저축은행, 대부업체 대표 러시앤캐시 등이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업체 관계자는 “은행권의 위기 대응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그렇더라도 제2금융권의 자금 유동성은 올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민첩한 대처와 리스크 관리도 올해의 화두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찾기 위해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에 두고 경영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며 “금융권은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경기침체에 대비하고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꼬리 리스크도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충격에 대비해 각종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은행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95.2%까지 상향 조정)는 내년 6월말까지 시행을 미뤘다. 자본여력 확보를 위해 내년 4월까지 은행 예대율은 100%에서 105%, 저축은행 예대율은 100%에서 110%로 완화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