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표 여론, 나경원·유승민 양분…나·유 차기 주자로 뜨나

'당심'은 나경원, '민심'은 유승민 엇갈려 '당원 100%' 劉에 나쁘지만 않아 전문가 "당내 존재감 급부상할 것"

2024-01-02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여론을 양분하면서, 당 대표를 떠나 정치인 나경원 및 유승민의 입지가 크게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여의도 안팎에서 나온다. 비록 당 대표 선출에 당원 100% 당헌·당규가 적용돼 나 부위원장이 우세하지만, 유 전 의원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및 차기 대선 주자급 반열에 이들 두 사람이 자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해 들어 발표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모두 나 부위원장이 1위로 나타났다. SBS가 넥스트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24.9%는 나 부위원장이 차기 당 대표로 가장 적합하다고 답했다. 그 뒤를 안철수 의원 20.3%, 김기현 의원 9.4%, 유승민 전 의원 7.9%, 황교안 전 대표 4.6%, 권성동 의원 3.8%, 윤상현 의원 1.7%, 조경태 의원 0.6% 순으로 나타났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도 나 부위원장은 21.4%로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론 안철수 18.0%, 김기현 12.8%, 유승민 10.4%, 주호영 7.9%, 황교안 3.6%, 권성동 1.8%, 조경태 0.9%, 윤상현 0.5% 순이었다. 하지만 전 국민으로 조사 범위를 넓히면 두 조사 모두 유 전 의원이 각각 24.8%, 29.8%로 선두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민심과의 괴리'라는 당 안팎의 우려에도 '당원 100%'로 경선룰 개정한 표면적 이유는 '역선택 방지'이지만, 사실상 '유승민 대표 방지'가 핵심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지난해 대선 경선 때부터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유 전 의원의 당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란 것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2024년 총선의 공천권을 쥐는 것도 유승민 배제론이 나오는 이유다. 유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친윤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해지는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지난 2016년 총선 전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2014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친박근혜계 서청원 후보를 지지했지만, 비박근혜계인 김무성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됐다. 그 여파로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옥쇄 파동'을 겪으며 새누리당은 원내 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노골적인 유승민 배제 움직임이 오히려 유 전 의원에게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리한 판이 깔렸지만, 결선투표까지간다면 당내 존재감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어차피 유 전 의원의 시선은 당 대표를 넘어 차기 대선에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민심'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심'에서도 어느 정도 지분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반윤'의 구심점으로 몸집이 커질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집권당이 민심을 배제하고 당원 100%만으로 당 대표를 뽑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유 전 의원이 이번에 당 대표가 되기 어렵겠지만, 민심이 유 전 의원에게 있다는 걸 확인한 만큼 위기 상황이 오면 당내 존재감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BS 조사는 지난해 12월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MBC 조사 역시 지난해 12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조사했으며, 응답률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