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 한목소리 “올해 진짜 위기…리스크 관리”
“주요국 경기 위축, 금리인상 영향 본격화”
5대 금융지주 회장 “변화‧도약으로 위기돌파”
2024-01-02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금융권이 경제 위기 타파를 위해 연초 한목소리를 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복안을 제시했다. ‘올해가 진짜 위기’라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관측에 동의하고 변화와 도약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2일 금융당국 신년사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약계층이 힘든 시기를 잘 버틸 수 있도록 돕고, 불안정한 거시경제 여건에 대비해 시장 안정을 추구해야한다”는 구상을 전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복합위기 리스크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제고해 나가겠다”며 “대내외 리스크요인별 상시감시와 취약부문 잠재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의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은 “금리인상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하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 수장들은 일제히 현재 위기가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견해는 5대 금융지주 회장들도 지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高)현상(고환율·금리·물가)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내외 어려움을 돌파하고 ‘변화와 도약’의 한해를 만들기 위해 그룹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고 협업하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우선할 중기 전략으로는 ‘금융본업 역량 강화’를 꼽고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원자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경기도 이런 영향으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강대국의 패권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각종 지표 불안, 시장의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의 심화, 경기침체 전망 등 파생된 건전성‧유동성 이슈까지 불거지고 있다”며 “애써 눈앞의 위기를 간과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업(業)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위험통제 경영전략 구상을 소개하면서 “사업은 위험이 따르지만 그 위험은 통제돼야하고, 이를 위한 시스템과 제도를 개선시켜 나가야한다”면서도 “개개인의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석준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서 “올해 많이 어려울 것 같다”며 “경각심을 가지고, 도전 정신으로 적극 개척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