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을까"
"연정론과 선거제도 개편은 별개"

민노당 천영세 의원, KBS 박에스더 인터뷰 전문

2006-09-13     김상영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당분간 연정 제안을 접고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집중할 뜻을 밝히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정기국회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행보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일일보>은 13일 KBS1 라디오 '박에더스 입니다' 에 출현한 민주노동당 천영세 원내대표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천영세; 네, 안녕하십니까?

박에스더;
네, 선거제도 개편 문제에 대해서 바로 입장을 좀 여쭈어보지요. 민주노동당은 어떤 입장입니까?

천영세;
저희들은 선거제도 개편을 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선거제도 개편을 포함을 한 정치개혁 과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창당 때부터 온전하게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제도, 완전한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일관되게 주장해왔고요. 최근에는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이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에스더;
네, 그런데 한나라당은 반대를 계속하고 있거든요. 정기국회 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십니까?

천영세;
저희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고요. 이번에 이것이 마련이 안 되면 앞으로 어렵다고 보거든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을까, 하는 얘기가 있듯이 연정론을 피하기 위해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외면한다든지 지역주의 타파 논의자체를 터부시 하는 것은 잘못 되었다고 봅니다. 만약에 지금처럼 한나라당이 앞으로도 이 선거구제도 개편, 이 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되면 그것은 스스로 지역주의 정당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오히려 국민대중의 질시,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보입니다.

박에스더;
네, 만약에 열린우리당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 진행시켜 가면서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 위해서 표결, 이런 것들을 생각한다면 민주노동당은 거기에 협력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천영세;
그 내용이 문제겠지요.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요. 민주노동당이 당론으로 내놓고 있는 그런 선거제도, 그에 동의된다거나 또는 그와 근접한 그런 내용으로 접근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에스더;
네, 그렇다면 한나라당에서 지역구도 해소의 방법으로 제안한 행정구역 개편,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어떻습니까?

천영세;
저희들은 중장기 적으로 그런 부분을 병행해서 고민하고 연구해볼 수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부분을 지금 당장 실효성을 거두기는 어렵다고 보고요. 또 실제 그것을 단기적인 어떤 정책으로 착수하기에는 너무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그것은 보다 좀 중장기 적인 하나의 프로젝트로 그렇게 정치권에서 연구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에스더;
네, 알겠습니다. 정기국회의 다른 쟁점들에 대해서도 좀 여쭈어 보지요. 또 하나의 현안이 8.31 부동산대책의 세제부문 입법화인데요.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세금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거든요. 그렇다면 부동산세제, 이런 부분을 조금 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갈 텐데 민주노동당은 입장이 어떻습니까?

천영세;
민주노동당도 세금과의 전쟁을 선포했는데요. 한나라당하고는 정 반대로. 저희들은 누진세를 해서 부자들이 세금을 제대로 다 내고, 가난한,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세금을 적게 내거나 아니면 그 분들에게 복지혜택을 가해주는 그런 쪽으로 조금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은 역진세 방향이고요. 우리 민주노동당하고는 다르다고 봅니다.

다만 이제 부동산과 관련해서 보면요, 지난 정부의 이른바 8.31 부동산대책,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보유세, 양도세를 강화한 부분들, 그러나 근본적으로 정부가 호언장담하듯이 부동산 투기를 근절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 민주노동당은 그것도 저희들이 일관되게 내놓고 있는데요. 이번에 정부 발표에서 드러났듯이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부자, 소수들이 이 주택과 토지를 완전히 독점한 상태에 있다는 것, 이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세제개편 중심 대책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거든요. 따라서 이제 주택이나 주택 소유를 제한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보다 강력한 토지, 주택, 포괄적인 공개념 그런 것을 도입을 해야 된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 덧붙이면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송파 신도시 개발 정책을 같이 내놓았지 않습니까? 이런 식으로 투기를 쫓아가는 그러한 공급 확대 정책은 근본적으로 진단도 잘못 되었고 처방도 결코 이것은 부동산을 잡는데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저희들은 정부가 내놨지만 이런 부분은 전면 재검토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에스더;
네, 알겠습니다. 또 하나의, 이것은 지금 당장 닥친 쟁점이네요. 사립학교법 개정안 심사 기한이 16일입니다. 지난 6월에 김홍기 국회의장이 9월 16일까지 논의를 해라, 이런 것인데. 앞으로 그럼 어떻게 처리를 해야 될까요?

천영세;
저희들 이번에 날짜를 넘기면 안 된다고 보고 있고요. 너무 17대 국회에 와서도 이러 저러한, 소위 기득권, 어떤 권익을 대변하는 쪽으로 가다보니까 좀 늦어졌는데요. 이번에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내용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보입니다. 몇 가지 쟁점 사항도, 그동안에 지금 긍정적인 것은 한나라당이 전혀 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안 자체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와서 안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접근은 쉽지 않겠지만 그런대로 이렇게 논의해서 할 수 있다고 보고요. 민주노동당하고는 열린우리당하고는 조금 더 거리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저희들이 바짝 이것을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 저희들은 교섭을 해서 접근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에스더;
그렇다면 접근을 위해서 좀 더 노력을 해야 될까요? 아니면 16일까지 접근이 안 되면 직권상정을 해야 될까요?

천영세;
저희들은, 이것을 뭐 직권상정도 해야 되지요. 이것은 국민한테의 약속이거든요. 이제까지 국회가 한 가지 큰 고질적인 병폐가 자꾸 미루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한테 약속을 자꾸 이행하지 않는 모습인데요. 일단 직권상정 해놓고 토론해도 괜찮다고 보거든요. 다만 이것이 너무 좀, 14일이 본 회의입니다.

그리고 추석이 있고요. 그 뒤에 이제 국정감사를 하기 때문에 양당 간에 합의를 거쳐서 일정기간 단기간은 넘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이것을 연말 정기국회 마감까지 끌고 간다든가 그런 방식으로의 연기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박에스더;
네, 알겠습니다. 그런가하면 쌀 협상 국회 비준안은 민주노동당에서 강력하게 저지를 해서 연기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천영세;
네, 쟁점이 되고 있어요. 국민들이 이것을 이해를 하고 계시리라고 보는데요. 우리나라 지금 식량 자급률이 25%를 가까스로 넘은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그 대부분이 쌀입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한테만 4천여 년 동안을 우리 민족이 같이 해온 쌀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농수산물 개방 가운데 쌀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농민들로 보면 쌀은 곧 조상이나 다름없고 자식들과 다름없는 그런 생명줄이나, 민족혼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소중한 쌀 협상이 지난 해 절차나 내용에서 보면 문제가 참 많습니다. 6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드러났듯이 대다수의 농민들은 이런 쌀 협상이 실패한 협상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이면 합의도 나타났고 밀실 협상로 얼룩진 그런 협상으로 드러났고, 그런가 하면 더욱더 농민들이 분노하고 저희 민주노동당이 그런 농민들을 대변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요. 정부는 자꾸 일정에 쫓겨서 조기 국회비준을 강행처리 하려고 합니다마는 우리가 보기에는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 갖추어져있지를 않아요. 이를 테면 우리가 건축을 하나 하더라도 환경평가라는 것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더군다나 이 쌀과 같은 전 농업, 농촌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 협상결과, 그러니까 쌀 개방이 되었을 때 우리 국내 농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가 마련이 안 되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보완 대책도 마련이 안 되었고요.

박에스더;
네, 그러면 비준 자체를 반대하시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런 보완책이나 전제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십니까?

천영세;
둘 다 병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충분한, 그런 조건들이 갖추어지고 나서 일단 협의를 하자는 것입니다. 충분히 논의를 해야 되는데, 논의 상정해서 강행처리한다고 농민들은 정부여당을 불신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조급히 상정해서 밀고 가려고 하지 말고 조금 더 이런 전제 조건들, 여건을 마련하고 충분한 어떤 심의와 토론을 거쳐서 결정을 해도 괜찮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는 것이지요.

박에스더;
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그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이 상임회의장을 점거하는 그런 방식이었거든요. 그래서 물리력을 동원한 저지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전략에 대해서 사실 민주노동당이 늘 비판해오던 그런 방식 아니었습니까?

천영세;
네, 저희들도 그 부분은 참 안타까운 부분인데요. 어떤 당보다도 민주노동당도 절차적인 민주주의를 저희들은 존중합니다. 그러나 지난 6월 임시에서도 비정규직 법안, 정부의 안을 저지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상임위 소위원회를 물리적으로 막은 적이 있고 이번에 두 번째로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 개혁 법안들과 달리 이게 민생에 아주 근본적인 법제들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안타까운 것이 이 국회 안에서 정말 졸속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보다 근본적인 그런 문제라든지 해결책이라든지 이런 심도 있는 어떤 토론이나 논의, 고민들이 없이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의, 주로 기득권들의 어떤 이익, 또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어떤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법안들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저희들도 철저히 대화와 협상으로 가되, 이런 근본적인 얼마 안가서 역사적으로 크게 국민의 어떤 생활, 나라 발전에 영향을 끼칠 이런 부분은 불가피하게 내용적인 민주주의를 보다 더 중시해서 저희들은 전 국민들의 또는 노동자나 농민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 정당으로서의 그런 불가피한 점이 있었다는 점을 이 기회에 국민들한테도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박에스더;
네,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쭈어 보지요. 원내 교섭단체 요건 완화문제가 논의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떤 진전이 있겠습니까?

천영세;
진전이 어느 때 보다도 있을 것이라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 번 5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정세균 대표가 뭐 열다섯 석이면 어떠냐, 이런 얘기도 나왔고.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아홉 석 내지 열 석도 생각하고 있다는 그런 보도도 나왔어요. 그런데 이번에 비교섭단체 정당이 처음으로 정기국회의 정당 연설을 합니다.

박에스더;
대표연설이요?

천영세;
대표연설이 있고요. 지금까지 비교섭단체로 표기되던 것이 이제 정당명의로 표기되도록 합의가 되었고요. 상당히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비교섭단체가 우리는 특권, 특혜, 완전히 국회를 독점독식 하고 있는 잘못된 제도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 건은 반드시 완화되어야 하고요. 이번에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5%이상 지지받는 정당, 다섯 석으로 교섭단체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요.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비교섭단체 정당들과 뜻있는 그런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의원들하고의 연대 공조를 통해서 이번에 꼭 관철시킬 생각입니다.

박에스더;
네, 이 문제에 더욱 적극적인 정당과의 공조는 더욱 강해질 수 있겠군요?

천영세;
네, 그럴 것입니다.

박에스더;
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천영세;
네, 감사합니다.

박에스더;
민주노동당 천영세 원내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