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돈가뭄에 서민대출 ‘뚝뚝’

SBI·웰컴 등 대출 비교 플랫폼 통한 햇살론 중단 최고금리 제한·조달비용 상승·총량규제 영향

2023-01-03     홍석경 기자
연초부터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들이 대출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 한도를 채웠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조달금리가 올라 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연초부터 자금 수요가 높은 서민들의 자금난이 심화할 전망이다. 3일 업계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신용대출, 웰컴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신한저축은행 등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햇살론 신청을 중단했다. 이용자가 많은 비교 플랫폼에서 대출을 취급하지 않으면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부분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을 통한 신청만 받고 심사를 까다롭게 해 대출받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배경은 우선 대출 한도가 꽉 찼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권이 작년 금융당국에서 받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가이드라인은 사별 10.8∼14.8% 수준이다. 지난해 연말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한도를 채운 저축은행은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급등한 점도 대출 축소에 불을 지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햇살론 조달금리는 작년 12월 기준 5.22%로 전월 3.77% 대비 1.45%p 올랐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햇살론 금리 상단은 10.5%다. 고객에게 돌려주는 수신금리마저 급격히 올라 이자 부담도 가중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총 1조9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2208억원) 대비 61.2%(7466억원) 늘어난 규모다. 2021년 9월 이자비용이 2020년 9월 1조1515억원에서 6%(693억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10배 이상 확대됐다. 2금융권 대출 공급이 막히면서 서민층 사이에서는 필요한 자금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법정최고금리(20%), 중금리 상한(16.3%) 등으로 대출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아 수요가 많다. 반면 축소된 마진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영향으로 공급 유인은 낮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2금융권 조달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적용되는 제2금융권의 민간 중금리 대출 상한을 최대 17.5%(저축은행)로 높였다. 그러나 여전히 법정 최고금리 한도가 20%로 제한해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이 대출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업계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