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장 내부발탁에도 ‘관치논란’ 여전

정권과 손발 잘 맞는 인물로 임명

2023-01-04     홍석경 기자
금융권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IBK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장에 대한 인사가 마무리됐지만, 일각에서 전체 금융사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관치의 그림자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내부 인사인 김성태 전무를 제청했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전무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지냈다. 최근 수출입은행과 수협은행에서도 내부 인사인 윤희성, 강신숙 행장이 각각 임명됐다. 업계에서는 반복되던 국책은행장의 임명 행태가 윤 정부 들어 깨진 데 대해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에서 최근 민간금융의 수장 선정에도 입김을 불어넣으며 관치라는 지적이 커지자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관치금융에서 벗어난 인사가 아니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금융 전문성이 높은 측면은 분명하지만, 내부 출신 인물인 만큼 오랜 기간 금융당국과 손발을 맞춰와 이미 정권의 방향성에 대한 교감이 충분한 인물을 CEO로 앉혔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취임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경제 공약 관련 내용을 총괄했고, 당선인 정책특보를 지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도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이다. 금융그룹 상황으로 관점을 옮겨보면 관치의 그늘은 더 짙어진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소집해 “경영진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관치 논란을 일으켰다. 겉으로 보면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각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나온 발언인 만큼 현 회장의 연임에 대한 압박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발언 이후 금융지주 회장들은 자리를 하나 둘 내려놓았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거론하며 용퇴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후임에는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인사였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임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연임 여부를 두고 장고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