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PF 부실 우려에 신용도 줄하락

3대 신평사 ”증권사 등 사업환경 비우호적“ “자금 재조달 지연…위험자산 부실가능성”

2024-01-04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금융권의 업황 부진에 대한 신용평가회사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과 고금리로 인한 채권 시장 불활 등 복합적인 악재가 시장을 냉각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 증권회사의 올해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이고 실적은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효섭 한기평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올해 금융부문 신용전망을 통해 “지난해 증권사는 증시 위축 및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부문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금리 급등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채권평가 손실과 지분증권 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상품운용수지가 크게 저하됐다. IB부문은 PF를 중심으로 수익규모가 확대돼 상반기까지 견조하겠으나 하반기 들어 PF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실적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러한 시장 불안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증권사의 단기자금시장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자금시장 경색이 지속될 경우 PF우발채무 중 브릿지론 비중이 높거나, 비금융그룹 증권사인 경우 유동성 대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사의 조정유동성비율(3개우러 유동성자산/(3개월 유동성부채+우발채무))이 100%를 하외하거나 근접한 증권사는 모니터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업환경도 비우호적이다. 시장금리 상승 추세는 둔화되겠지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고금리가 지속될 전망이다”며 “증시거래 부진이 계속되고 보유 금융자산 가치 하락 위험도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분양이 확대되고, 오피스, 상가, 물류 센터 시장이 위축되면서 PF를 비롯한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자산건전성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할부리스 업체(캐피탈사)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3일 마켓코멘트를 통해 “지난달 말 22개 캐피탈사의 2022년 하반기 정기평가를 완료했고 그결과 롯데캐피탈 장기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동영호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최근 여전채 조달환경이 저하되는 가운데, 캐피탈사 자산 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금융 및 투자금융과 관련한 외부 환경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자산의 원활한 회수 여부와 유동성 확보 수준이 중요해진 상황이다”며 “기업대출 주요 차주인 중소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어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지표와 유동성 지표의 추가 하락이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기부진 및 코로나19 금융지원정책 종료 등으로 대손부담 확대 가능성을 감안하면 캐피털사의 수익 하방압력은 높다. 작년 이후 연체자산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자금 재조달이 지연되는 가운데 일부 자산의 만기연장 또는 부실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지난해 하반기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경색 등 비우호적 거시환경에 의해 신용등급이 하향기조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이 평가한 금융사 중에는 한화생명보험(AAA/부정적→AA+/안정적), 한국씨티은행(AAA/안정적→AAA/부정적), 푸르덴셜생명보험(AAA/안정적→AAA/하향검토), SK증권(A/안정적→A/부정적), 오케이캐피탈(A-/안정적→A-/부정적), 에이캐피탈(BBB/안정적→BBB/부정적) 등의 등급이 하향조정 됐다.